삼성전자, 삼성페이 다음 혁신은 '가상현실'

스마트폰 스펙 경쟁 넘어 새 소비자 경험 제공
호환성 높이고 가격 낮춘 VR 신제품 흥행 성공
"삼성페이에 이어 VR 앞세워 갤럭시 수요 창출"
  • 등록 2015-11-29 오전 9:45:11

    수정 2015-11-29 오전 9:45:11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딜라이트샵에서 새롭게 출시된 ‘기어 VR’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가상현실(VR)을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혁신을 추구한다. 스마트폰 스펙은 이미 고도화돼 웬만한 성능 향상으로는 시장 주목을 끌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최근 소비자들이 삼성페이 같은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성능 향상뿐만 아니라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경쟁사 제품을 압도하는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서비스를 시작해 갤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와 마찬가지로 VR이 앞으로 스마트폰 수요를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통해 별도의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이같은 획기적인 서비스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될 스마트폰 신제품에서는 VR이 삼성페이 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4일 출시한 ‘기어 VR’은 360도 파노라믹 뷰와 96도의 넓은 시야각을 지원해 사용자가 영상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생생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지난 5월 갤럭시S6 전용으로 출시됐던 전작보다 무게도 19% 줄였고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이 전환되는 정확도도 높였다. 호환가능한 스마트폰 기종도 갤럭시 ‘노트5’, ‘S6엣지’, ‘S6엣지+’ 등 3개를 추가했다. 가격은 절반 수준(12만9800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어 VR을 이용하면 실감나고 박진감 넘치는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다”며 “가상현실 헤드셋의 대중화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온라인스토어에서는 초도 물량 2000대가 출시 하루 만에 품절될 만큼 반응이 좋았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VR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VR 호환 가능 스마트폰 기종을 중가대 모델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은 VR 제품과 콘텐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 벤처투자 계열사 삼성벤처투자(SVIC)는 지난달 세계적인 벤처투자사들과 함께 뉴질랜드 스타트업 ‘8i’에 2000만달러(약 230억원)를 투자했다. 8i는 3차원 VR 영상 제작과 감상·공유 플랫폼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VR용 블루투스 게임패드 개발도 진행중이다. 지난 2월 특허청에 디자인특허를 출원해 이달 초 특허 취득이 완료됐다. 최근 스마트폰을 통한 게임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게임 주인공이 된 듯한 경험까지 할 수 있는 VR의 강점을 적극 이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VR이 갤럭시 스마트폰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며 “향후 VR 기술과 콘텐츠가 확산·보급되면 VR이 직접 수익을 내는 하나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달초 디자인 특허를 취득한 VR용 블루투스 게임패드 모습. 특허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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