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오는 31일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이 종료되지만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20일 나왔다. 다만 예상치 못한 신흥국발 부채위기 등 변수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돼 눈길을 끈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3월 연준과 체결한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만기일인 이달 31일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계약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신흥국 자본지출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 달만에 8.1% 급등함에 따라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체결된 바 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금융시장을 보면 CDS프리미엄이 20bp에서 등락하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화보유액도 11월 기준 4639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국가 신용이 악화해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낮으며 유출되더라도 외환시장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11~12월 외국인 국내증권 순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외화도 유입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통화스와프 계약이 오는 31일로 종료되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통화스와프 종료 이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한미 금리 스프레드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으나 앞서 살펴본 한국의 금융시장 건전성을 감안할 때 자본이 크게 유출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더불어 이미 미달러화는 내년도 연준의 금리 인상 이벤트를 선반영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인상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신흥국발 부채위기 같은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은 경계했다. 그는 “지난 2008년 5월 초부터 그리스로부터 촉발된 유로존 재정위기로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금융시장 건전성은 양호했음에도 불구, 원·달러 환율은 6월10일 1251원으로 전저점 대비 13.3%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유사하게 신흥국발 부채 리스크는 유로존 재정위기 때와 같이 블랙스완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 “금융위기 때를 감안했을 때 신흥국 부채가 블랙스완이 될 경우 원·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