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국 올챙이추억전시관 관장이 예전 시골 장터에서 종종 볼 수 있던 뻥튀기 기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설명하고 있다. 올챙이추억전시관에는 신 관장의 부친인 신혁철 씨가 수십년간 모은 1만여 점의 수집품들이 전시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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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실현이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이 열린 지난 3년간의 성과는 눈부시다. 총 1331개팀이 출품해 그중 80개팀의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이들 중 사업화에 성공한 업체는 52개곳에 이른다. 올해도 1004팀의 사업아이디어가 출품돼 88개팀이 수상하는 등 나날이 공모전에 대한 관심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가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소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번에 소개할 업체는 올해 열린 공모전에서 A그룹 최우수상을 받은 ‘올챙이추억전시관’이다. 강규상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팀장은 “지나간 세대의 추억과 향수를 관람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세대 간 공감을 이끌어내고 꿈과 희망을 이어주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 올챙이추억전시관에 전시된 오래된 축음기. 수십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 오래된 축음기는 여전히 소리를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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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버려진 것에서 꺼낸 추억
“옛 시절의 기억을 꺼내 추억하고 공감하길 바랍니다.” 지난 20일 찾은 강원 횡성의 ‘올챙이추억전시관’은 첫 인사로 ‘공감’을 전했다.
시골스러운 풍경과 외관이 더 정겹게 느껴지는 곳. 전시관 입구에 이르자 신상국(44·사진) 관장이 미리 마중을 나왔다. 신 관장은 마치 오래된 보물상자를 꺼내어 보여주듯 조심스레 전시관을 소개했다. 신 관장의 부친인 신혁철(76·사진) 씨가 수십년간 모아온 수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오래된 졸업장이나 원년 프로야구 경기 입장권, 어머니의 낡은 재봉틀, 이제는 보기힘든 옛 농기구 등 보고만 있어도 이야기가 되고 옛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은 낡고 쓸모없어진 물건들이지만, 우리 부모들의 치열했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신 관장의 말처럼 전시관은 손때 묻은 물건들로 가득했다. 1960~70년대 교실을 그대로 재현했고, 그 시절 농촌에서 직접 사용했던 농기구들이며 톱과 줄자 같은 목공도구들이 즐비했다. 한쪽 컨테이너에는 축음기와 진공관TV, 레코드판 등 아날로그의 상징들이 놓여 있었다. 30~40대가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과 딱지도 고이 모셔놨다. 보고만 있어도 옛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들이다. 전문 해설사가 없어도 됐다. 관람객의 기억과 추억만으로 이미 훌륭한 해설이 되는 익숙한 것들이다.
“사실 아이보다 부모가 더 좋아합니다. 옛 시간을 담아 고스란히 자신이 느낀 감정을 아이들에게 전해줍니다. 아이는 신기해하면서 만져보기도 하고 부모와 추억을 공유합니다. 이런 감정이 보이지 않는 진짜 전시물입니다.”
| 신상국 올챙이추억전시관 관장이 60~70년대 학생들의 교복이 어땠는지 보여주며 직접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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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당선으로 개관…발품 팔며 전시관 알려
지난 10월 개관으니 이제 3개월. 초기엔 어려움도 많았다. 자금이 없어 은행에서 3억 30000만원을 빌려 식당과 건물을 지었다. 하지만 본격적인 개관 준비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 당선 이후. 받은 상금 4100만원(상금+지원금)으로 부족했던 전시관을 증축했다. 현재 전시관에는 신 관장의 부친이 수집해 놓은 1만여점이 전시돼 있다.
첫 시작치고는 성과도 좋다. 개관 첫 달의 매출이 600만원 정도. 겨울철 비수기인 11월과 12월에 매출이 줄긴 했으나 관람객은 꾸준히 찾고 있다. 지금까지 찾은 관람객은 1000여명에 이른다. 이런 성과 뒤엔 신 관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먼저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발품을 팔았습니다. 학교나 전통시장, 축제장 등을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전시장’을 함께 운영한 겁니다. 지금은 겨울철 비수기 고객을 위한 얼음낚시와 썰매장도 준비 중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또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사업비 지원 외에도 경영 진단과 개선을 위한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했다. 홍보나 마케팅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신 관장은 좀 더 실질적인 지원을 원했다.
“시설비나 운영비에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쉽게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관광부문의 초보 사업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합니다. 경영과 운영적인 측면에서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 신상국 관장과 그의 부친인 신혁철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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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문화를 관광과 접목해 일자리 창출”
신 관장은 자신을 농촌사회복지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20여년 간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어려운 이들의 생활을 보살폈다. 그러다 지난 9월 오래 다닌 직장까지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그 첫걸음이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었다.
“막연하고 무모하던 꿈이 점점 현실화 돼 가고 있는 듯 합니다. 농촌문화를 어떻게 관광으로 접목시킬까 늘 고민해 왔는데 이렇게 한 걸음씩 가다보면 언젠가는 모두 현실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관광과 농촌의 문화를 결합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가 많아져야 농촌도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평소 지론이다.
“농촌에는 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입니다. 대부분 하루 3만원의 일당으로 고된 노동을 해왔습니다. 올챙이추억전시관은 농촌의 노인들을 일일 해설사로 고용해 일당 5만원을 주고 있습니다. 이들이 오랜시간 사용했던 농기구와 살아왔던 삶 자체를 관람객에게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이야기가 됩니다.”
하지만 주변 농가에선 반발이 심했다. 노인들의 인건비가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시골 어르신들을 좀더 전문적인 해설사로 양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농촌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고급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농촌 생활 자체가 문화와 관광이 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도 제대로 된 수입으로 안정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수채화 같은 농촌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 신상국 관장이 60~70년대 농촌에서 벼를 추수한 후 탈곡하기 위해 사용되던 탈곡기를 보여주며 어떻게 사용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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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뻥튀기 기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설명하고 있는 신상국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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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챙이추억전시관에 전시된 오래된 사진과 책자. 수십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의 유명관광지의 과거 모습이 어땠는지 이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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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챙이추억전시관에 전시된 성냥갑. 60~70년대 사용되던 성냥갑을 모아 두었다. 성냥갑을 보고 있자면 당시 어떤 것들이 주목받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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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학생들이 입던 교복을 설명하고 있는 신상국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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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상국 관장이 올챙이추억전시관에 전시된 사진을 가리키며 설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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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챙이추억전시관의 내부 전경. 사진 속에는 오래된 사진기며, 전화기, 노트북, 포스터 등 한국의 근대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옛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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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챙이추억전시관 내부. 전시관 내에는 60~70년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낡은 TV서랍장과 맷돌, 요강, 라디오 등이 정겹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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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챙이추억전시관에 전시된 생필품들. 올챙이체험전시관에는 60~70년대 한국의 근대사를 알 수 있는 생필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은 당시 문방구에서 팔던 학습도구와 학생들의 준비물 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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