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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사랑하는 이를 부를 때 가장 많이 비유하는 동물은 ‘꽃사슴’입니다. 왕관처럼 아름다운 뿔, 선한 눈망울, 귀여운 외모 등 금방이라도 와락 안고 싶은 꽃사슴의 모습이 그리운 이와 닮아서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꽃사슴은 이제 자취를 감춰버린 멸종위기동물 1급입니다. 학자들은 한반도 남한땅에서는 멸종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무리지어 살던 일명 ‘꽃사슴’으로 불려 온 대륙사슴의 슬픈 현실입니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대륙사슴은 왕실에서 관리하던 동물이었습니다. 녹용을 임금님 보약에 활용하기 위해 사슴들이 살기 좋은 곳을 ‘양록지역’으로 지정해 그곳에서 키웠던 겁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들어 사슴피와 녹용을 얻기 위해 무분별한 남획이 이뤄졌습니다. 그 결과 제주에선 1910년에, 남한에선 1940년대에 절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의학계에서는 녹용이 양기를 보하고 혈액 생성 등을 활발히 해주며 하초를 건실하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생김새 때문에 노루나 고라니 등과 헷갈릴 수 있는데요, 이때 뿔의 유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겨울철 먹을 걸 찾아 농가로 내려와 종종 목격되는 고라니는 뿔이 없습니다. 노루는 수컷에만 뿔이 있습니다. 대륙사슴은 암·수컷 모두에 뿔이 있습니다. 물론 태어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사슴엔 뿔이 없지만, 해마다 1개씩의 뿔이 생겨납니다. 뿔의 가지 갯수로 대륙사슴의 나이를 추측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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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더 큰 사슴뿔을 얻기 위해 여러 사슴을 인위적으로 수정시키는 연구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이 같은 연구가 더 활성화되면 한반도를 뛰놀던 토종 대륙사슴은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고요. 대륙사슴에 대한 관심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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