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으나, 중국 경기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8월 경제동향에서 “경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던 KDI는 한 달만에 ‘경기 부진 완화’ 표현을 빼고,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삽입했다.
KDI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 부진이 점차 완화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전년동월대비 반도체 생산은 △5월 -18.7% △6월 -15.8% △7월 -14.8% 등으로 감소 폭이 조금씩 축소되는 모습이다. 반도체의 일평균 수출액 감소폭도 7월 33.6%에서 8월에는 20.6%로 줄었다.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의 일평균 수출액도 지난달 5.5% 감소하면서 전월(-12.5%)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전년동월대비 19.9% 감소하며 큰 폭의 감소세를 유지했지만 중국 외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감소폭(-4.9%)은 줄었다.
소매판매(-1.7%)는 고물가로 인해 감소 전환되는 등 부진한 흐름이 지속됐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103.2)에 이어 103.1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등 소비심리 개선세는 지속됐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4%나 뛰었다. 석유류 가격 감소폭이 7월 -25.9%에서 8월에는 -11.0%로 축소된 탓에 물가 상승폭이 커졌다. 배럴당 두바이유 가격은 △6월 75달러 △7월 80.5달러 △8월 86.5달러로 오름세를 보이며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KDI는 “중국의 경기불안 우려가 증대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 “경기 부진 완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중국 성장률 둔화로 대중 수출이 줄어들고, 이를 상쇄할 만큼 대미수출이 증가하기도 어렵다”며 “내수가 식어가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선 수출 반등에 희망을 걸어야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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