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中보따리상 반대 주말집회…캐리 람 “시민 목소리 듣겠다”

시위대 "본토로 돌아가라" 외쳐…경찰 15명 체포
1월 1일 새해도 거리행진 예고
캐리 람, 페이스북에 시민들 크리스마스 카드 올려
  • 등록 2019-12-29 오전 10:19:38

    수정 2019-12-29 오전 10:19:38

28일 홍콩 셩수이의 한 쇼핑물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홍콩 내 시위 사태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들이 보내준 크리스마스 카드를 올리고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지만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9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홍콩 각 지역의 쇼핑몰에서는 중국 보따리상과 쇼핑객들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홍콩 셩슈이 지역의 한 쇼핑몰에는 오후 3시께부터 약 100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중국 보따리상은 홍콩에서 산 면세품을 중국 본토에 되파는 방식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이로 인해 상점 임대료와 물가가 오르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시위대들의 주장이다.

시위대는 ‘5가지 요구사항’ 수용을 요구했다. 또한 중국 본토인을 향해 “본토로 돌아가라”, “본토를 사랑하면 중국에서 쇼핑하라”는 등 구호를 외쳤다.

시위가 한시간 가량 이어지자 수십명의 경찰이 쇼핑몰 안으로 진입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진압했고 최소 15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AFP 통신은 이날 카오룽베이의 쇼핑몰 등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져 다수가 체포됐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지난 23~27일 시위에서 336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

시위대는 새해 첫날인 다음 달 1일에도 거리행진을 벌이기 위해 당국에 허가를 신청했다고 예고한 상태다.

람 홍콩 행정장관은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민들이 보내준 크리스마스와 신년 축하카드 사진을 올리면서 비판에 휩싸였다.

람 장관은 “많은 시민들이 시간을 쪼개 편지를 보내왔다”며 “최대한 직접 읽고 시민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의 비판에 대해서는 진실하게 반성하고, 도움 요청에는 적극적으로 따를 것”이라며 “시민들의 격려에는 감사하고, 제 업무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글에 달린 6000여개의 댓글은 대부분 시위대의 요구사항을 적은 글이나 비판적인 내용이었다. 29일 오전 9시 기준 이 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한 1만2000여명 중 절반 이상인 8800여명은 ‘화남’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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