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3車 방정식' 해법..가성비+차별화+충성도

동급 최저가 소형 SUV '티볼리' 월평균 3700대 팔리며 시장 석권
대형~중형 사이 낀 모델 'SM6' 출시 한달 만에 벌써 2만대 계약
또 사게 만드는 '메르세데스-벤츠' 내놓는 모델마다 잇따라 성공
  • 등록 2016-03-31 오전 6:00:00

    수정 2016-03-31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에는 매년 70여 종의 신차가 나온다. 그중에는 회사의 실적을 살리고, 시장 판도를 바꾸는 성공적인 자동차가 있다. 반대로 판매부진 끝에 단종되기도 한다. 최근 수년 동안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다양한 신차를 분석하고 세 가지 법칙으로 신차 성공방정식을 풀이해 봤다.

쌍용 티볼리
푸조 2008
불변의 법칙 ‘가성비’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는 언제나 옳았다. 소비자로부터 가성비를 인정받은 차는 예나 지금이나 큰 인기를 끌었다.

쌍용자동차(003620)가 지난해 1월 출시한 소형 SUV ‘티볼리’(1763만~2450만원·자동변속 기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월평균 3700대가 판매되며 소형 SUV 시장을 석권했다. 기대 이상의 인기에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도 살려냈다.

가격이 주효했다. 동급 최저, 즉 국내 SUV 중 가장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 적잖은 소비자가 같은 가격대의 준중형 세단 대신 ‘대세’가 된 SUV, 티볼리를 선택했다.

쌍용차는 한 술 더 떴다. 이달 차체를 늘린 파생모델 ‘티볼리 에어’(2106만~2449만원)를 내놨다. 길이만 놓고 보면 투싼·스포티지 같은 준중형급 SUV이다. 준중형 SUV라고 치면 역시 동급 최저 가격이다. 벌써 3000대 계약됐다.

수입차 중에선 프랑스 푸조의 소형 SUV ‘2008’(2880만~3120만원)이 가성비로 성공한 대표 모델이다.

재작년 10월 출시한 2008은 지난해 독일차 천하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무려 4151대 판매됐다. 흔치 않은 2000만원대 수입차인데다 18.0㎞/ℓ(국내 공인 복합연비)라는 높은 연비 효율도 성공에 한몫했다.

그저 그런 수입 브랜드였던 푸조는 2008이란 효자 덕분에 지난해 전년의 두 배가 넘는 7000대 판매실적을 거뒀다. 수입차 브랜드 중 최고 성장세였다.

기아 신형 K7
제네시스 EQ900
고정수요가 많은 차급의 신차 역시 가성비로 성공하는 예로 포함할 수 있다.

기아차(000270)가 이달 초 출시한 준대형 세단 K7의 2세대 신모델(2650만~3848만원)과 현대차(005380)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EQ900(7170만~1억5334만원)가 대표적인 예다. EQ900는 세 달 만에 계약 대수가 2만대를, K7도 3월 한 달 새 1만대를 넘어섰다.

기업 임원 등을 위한 법인의 고급 세단 수요 덕분이다. 연 160만대 내수 시장의 10%인 16만대는 이런 법인 시장이다. EQ900은 제네시스의 첫 모델이란 점 때문에 전작인 에쿠스 이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성공땐 대박 ‘차별화’

차별화 전략도 성공한다면 강력한 무기가 된다. 르노삼성이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고급 중형 세단 SM6(2325만~3250만원)가 대표적이다. 벌써 2만대가 넘게 계약됐다.

독특한 콘셉트다. 르노삼성과 모회사인 프랑스 르노가 원래는 SM5 후속으로 개발했다가 SM5를 그대로 둔 채 SM6(해외명 탈리스만)로 내놨다. SM5(2209만~2800만원)보다 가격을 100여만원 높게 책정했지만 그 이상으로 고급화하며 완전 차별화했다. 세계에서 제일 까다롭다는 국내 고객이 그 상품성을 인정했다.

차별화가 늘 성공하는 건 아니다. 한국GM이 플래그십 세단을 내세웠던 알페온은 지난해 단종 후 수입 모델인 쉐보레 임팔라로 대체됐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차가 준대형 그랜저와 대형 제네시스의 중간급으로 내놨던 그랜저 기반 준대형 세단 아슬란은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고객은 늘어난 옵션 정도론 신차의 차별화를 인정하지 않았다.

르노삼성 SM6
궁극의 비결 ‘충성도’

신차의 성공을 무조건 담보하는 궁극의 비결도 있다.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들은 불편함마저 기꺼이 감수한다.

누구나 고대하는 신차 성공방정식이지만 아무나 할 순 없다. 고객의 오랜 신뢰가 축적돼 역사가 될 때만 가능하다.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고급화를 시도하고 영업 현장에서 ‘재구매율’에 사활을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독일 고급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가 대표적이다. 가장 충성도 높은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서 올 초 수입차 부진 속에서도 홀로 승승장구했다. 올 들어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다.

소형 라인업 확대가 불을 붙였다. 벤츠는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수년 전부터 A·B·CLA·GLA클래스 등 중소형 모델을 잇달아 내놨다. 이들 대부분 당연한 듯 성공했다. 지난 한 해 국내 벤츠 전체 판매량 4만7000대 중 약 10%는 이들 소형 모델이었다.

독일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도 마찬가지다. 판매량 자체는 연 3856대(지난해)로 많다고 할 수 없지만 대부분 차량이 1억원을 훌쩍 넘는 고가 모델이란 걸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다. 포르쉐는 브랜드 충성도를 바탕으로 지난 수년 동안 스포츠카가 아닌 SUV(마칸·카이엔)와 왜건(파나메라)를 내놨고 외연까지 빠르게 늘렸다.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
포르쉐 뉴 911 카레라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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