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채상우 기자] 출구조사부터 압도적인 격차를 벌이며 당선시 확실시됐던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이 모습을 나타낸 것은 5일 자정께였다.
감색 양복을 입은 박 당선인이 부인 강난희씨와 등장하자 그간 박 후보와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난 2주간을 함께 한 자원봉사자 100여명의 환호 소리가 서울 종로 5가에 위치한 박원순캠프를 가득 메웠다.
|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당선인이 5일 새벽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손을 흔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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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인사에 앞서 캠프 관계자들은 끈을 서로 이어묶은 운동화 한 켤레와 배낭을 박 당선인에게 증정했다. 유세차 없고 돈 안드는 조용한 선거를 지향하며 운동화 한 켤레와 배낭을 매고 서울 곳곳을 누빈 박 당선인을 상징하는 선물이었다.
운동화 목걸이를 목에 건 박 당선인은 “저의 당선은 세월호의 슬픔으로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 시민 모두의 승리”라며 “이제 저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묵묵히 걷겠다”고 선언했다.
박 후보는 이어 “박원순의 2기는 통합의 시정”이라며 “저를 지지하신 분들은 물론 반대하신 분들과도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 정치가 나의 어려움을 걱정해준다는 믿음을 서울시정 4년을 통해 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난히 네거티브(negative)가 횡횡했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후보는 그간의 고통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저를 향해 네거티브하고 음해하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가족에 대한 네거티브를 참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끝까지 네거티브 하지 않고 약속했던 포지티브(positive) 선거를 끝까지 실천했다”고 자평하며 “그런 것을 이해하고 선택해주신 시민들은 위대하다”고 강조했다. 대권도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시장이 된 마당에 대권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이날 바로 시장업무에 복귀, 국립현충원과 서울 광장 앞 세월호 희생자 합동 분향소를 각각 참배한 후 풍수해 대책 및 재난대응체제 점검회의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