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환율, 7개월 만에 장중 1250원대로 진입하나[외환브리핑]

달러인덱스 103선까지 하락
달러·엔 환율 130엔까지 밀려
엔화·위안화 강세에 원화까지 강세 압력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 순매수 여부 주목
  • 등록 2023-01-02 오전 8:12:06

    수정 2023-01-02 오전 8:12:06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새해 첫 날, 원·달러 환율은 1250원대 진입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환율 1250원대는 작년 6월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숫자다.

연말 거래가 뜸한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변화할 것이란 기대감에 달러·엔 환율이 130엔까지 밀렸다. 엔화 가치 상승과 함께 리오프닝 기대감에 중국 위안화도 같이 오르고 있다. 이웃 나라 두 통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만큼 원화도 덩달아 상승세가 강해질지 주목된다.

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59.4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0.8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64.5원)보다 4.25원 가량 하락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은 엔화, 위안화 강세 압력으로 125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크다. 환율이 장중 1250원대에 거래된 것은 작년 6월 9일(1253.3원) 이후 한 번도 없었다.

지난 달 BOJ가 수익률 곡선제어(YCC) 정책을 변경하면서 초완화 정책이 올해는 추가적으로 변경돼 돈 풀기를 서서히 줄이는 쪽으로 옮겨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BOJ는 지난 달 10년물 금리의 변동폭을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변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달러·엔 환율은 103.91엔까지 내려왔다. 일본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일본 국채로 투자를 선회하면서 올해 달러·엔 환율이 120엔까지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위안화도 강세 흐름이다. 달러·위안 환율은 6.90위안까지 하락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 리오프닝에 나서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런 부분들이 위안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연말 거래가 뜸한 틈에 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오후 5시께 달러인덱스는 103.49선에 거래돼 지난 주 104선에도 하락세를 보였다.

엔화, 위안화 강세장이 이날 아시아장에서도 힘을 발휘한다면 원·달러 환율은 1250원대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원·달러 환율 가파르게 급락해 지지선인 1270원이 빠르게 붕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4분기에만 원화 가치가 13.1%로 껑충 뛰었고 12월에는 4.3% 상승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마지막 주, 5거래일 동안 원화는 1.7% 급등했다. 주요 20개국(G20) 통화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빠르게 하락한 만큼 하단에선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달러 매수)가 출회되며 하방지지력이 커질 수 있다. 또 작년 마지막 날까지 급락한 뉴욕증시를 고려하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크지 않은 편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가 0.22%,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0.25%, 나스닥 지수가 0.11% 하락했다.

코스피 등 국내 증시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원화 강세장이 연출되면 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전환하며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무려 8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순매도 되돌림장이 나타날 경우 환율의 하락 압력은 예상보다 강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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