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비스, 웅진케미칼 인수전 뛰어드나

국내기업 유일한 단섬유 생산..규모의 경제로 '시너지효과'
SK케미칼·삼양사 합작사..오너기업 대비 의사결정 느려
차입금 부담..매각대금 3000억 이상 전망
  • 등록 2013-03-08 오전 7:44:00

    수정 2013-03-08 오전 7:44:0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웅진케미칼(008000)에 매물시장에 나오면서 휴비스(079980) 인수 참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에서 단섬유를 생산하는 기업은 휴비스와 웅진케미칼이 유일하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케미칼은 매각주간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를 다음주 중으로 발송할 예정이다. 주관사 선정을 마친 뒤 인수의향서(LOI) 접수, 예비실사, 본입찰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정밀실사를 거쳐 본계약까지 8~9월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케미칼의 유력한 인수후보자로는 일본계 폴리에스터 섬유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와 효성, 그리고 휴비스 등이 꼽힌다. 특히 휴비스의 경우 웅진케미칼과 마찬가지로 단섬유 생산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인수 이후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 한 연구원는 “현재 휴비스는 연간 40만톤, 웅진케미칼이 20만톤가량 단섬유를 생산하고 있어 휴비스가 웅진케미칼을 인수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데다 사실상 국내시장을 독점하는 것”이라며 “또한 일반 단섬유에 비해 30% 가량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섬유인 메타아라미드도 휴비스가 연간 1000톤, 웅진케미칼이 3000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아라미드는 우수한 전기절연 특성이 있어 400℃ 이상 고온에서도 쉽게 녹지 않는 특수섬유로, 휴비스는 2016년까지 메타아라미드 생산량을 5000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웅진케미칼의 수처리필터 사업으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앞선 연구원은 “수처리필터 공정기술 자체가 섬유업체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휴비스에서 필터사업을 하고 있지 않지만 꾸준히 연구개발(R&D)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할 경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남아 있다. 휴비스의 재무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서 일정부분 차입이 불가피하고 인수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웅진케미칼 몸값은 높아질 수 있다. 지난달 법원이 웅진홀딩스 회생계획안 인가로 웅진케미칼 연내 매각이 결정되자 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최상도 부국증권 연구원은 “2012년 말 휴비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79억원이고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723억원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다”며 “부채비율은 106.8%에 불과하며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 비중도 3.8% 정도”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웅진케미칼의 시가총액은 4500억원에 이른다. 웅진코웨이로부터 인수한 지분 46%를 비롯해 윤석금 회장 지분 8.84% 등을 감안하면 매각지분은 55%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수처리사업에 대한 프리미엄을 얹으면 매각금액은 3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또한 휴비스가 SK케미칼(006120)삼양사(145990)가 공동출자를 해 만들어진 합작사라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M&A시장의 경우 통상적으로 치밀한 사전준비와 결단력있는 베팅으로 승부가 가려지는데 오너기업들에 비해 합작사는 상대적으로 의사결정과정이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양홀딩스와 SK신텍은 각각 25.5%씩 보유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도 삼양사와 SK케미칼이 번갈아가면서 맡고 있다. 제1대 대표이사였던 조민호 전 사장은 SK케미칼의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제2대 대표이사인 문성환 전 사장은 1974년 삼양사에 입사해 의약BU장, 경영기획실장 등을 거쳤다. 현 대표이사인 유배근 사장도 SK케미칼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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