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마일리지 전쟁 선포..대형항공사, 금융사와 손잡고 '맞불'

제주항공 등 알뜰폰·신용카드 등으로 마일리지 영역 넓혀
대한항공·아시아나, 예적금·체크카드까지 제휴 확대
항공사, 직접 판매 안해도 돼 '환영'.."적립 투명성 강화해야"
  • 등록 2016-04-01 오전 6:00:00

    수정 2016-04-14 오전 10:40:03

조현민(왼쪽) 대한항공 전무가 서준희(오른쪽) BC카드 사장과 지난달 10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카드 출시 조인식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BC카드 제공.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마일리지 전쟁’에 돌입했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잇따라 마일리지 제휴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잡기에 나서자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도 신용카드에 이어 체크카드, 예·적금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맞불 작전을 놓고 있다.

1일 항공사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사나 통신사가 항공사와의 제휴를 통해 관련 상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모두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고객 유치에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컨설팅업체를 운영하는 김지은씨는 “잦은 출장으로 비행기 탈 일이 많은데 제휴 카드나 적금을 활용하면 마일리지를 추가로 쌓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마일리지 상품에 출시에 가장 적극적인 LCC는 제주항공(089590)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마일리지 제도인 ‘리프레시(Refresh) 포인트’를 도입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KT(030200)의 자회사인 KT M모바일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국내 알뜰폰 가운데 처음으로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요금제를 만든 것이다. KT M모바일과 함께 내놓은 상품은 ‘M 제주항공 요금제’로 매월 400∼900포인트의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지난달에는 신한카드와 손잡고 ‘제주항공 리프레시 포인트 카드’도 출시했다. 이 카드는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액 1200원당 제주항공 포인트 1점이 적립되고 제주항공을 이용하면 1200원당 2점이 적립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LCC 가운데 가장 많은 도전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다양한 마일리지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M모바일은 제주항공과 제휴해 알뜰폰 최초로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M 제주항공 요금제’를 지난 1월 출시했다. KT 제공.
앞서 지난 2011년 티웨이항공은 LCC 중 처음으로 ‘티웨이항공 OK캐쉬백 카드’를 내놓은 바 있다. 이 카드는 계약 기간 만료로 6개월 만에 서비스가 종료됐지만 LCC의 마일리지 제도가 없던 당시에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초 자체적으로 쿠폰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 사용 혜택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쿠폰 서비스는 항공권 할인은 물론 기내식 할인, 좌석 지정 할인 서비스 등 세 가지 형태로 구성돼 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나비포인트’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은 ‘스탬프’ 제도를 운영 중이다. 두 회사는 당장 다른 마일리지 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 유일하게 마일리지를 운영하지 않고 있는 이스타항공도 최근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항공사들은 저가전략을 내세운 LCC와 경쟁에서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0일 BC카드와 손잡고 연회비 없이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부자되세요, 더 마일리지 카드’를 내놨다. 신용카드 위주로 제공되던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체크카드로 옮긴 상품이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건당 3만원 이상 시 3000원당 1마일리지가 적립된다. 하나카드와 제휴한 ‘비바2 플래티늄체크카드’도 연회비가 없고 5000원당 2마일이 적립된다. 이밖에 렌터카와 호텔, 택배사 등과 제휴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는 젊은 층의 로열티를 높일 수 있어 적극적으로 다양한 상품 출시를 준비중”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신용카드 및 은행상품 등 다양한 제휴를 통해 대한항공 고객이 마일리지를 손쉽게 적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평섭(오른쪽) KB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대표와 두성국 아시아나항공 여객마케팅 부문 상무가 지난달 16일 신상품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아시아나 항공은 주로 은행의 금융상품과 연계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KB국민은행(105560)이 아시아나항공과 제휴를 통해 ‘KB아시아나ONE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은 거래실적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다. 앞서 신한은행(055550)은 지난해 10월 아시아나항공, 하나투어(039130)와 협업해 ‘신한 아시아나 트래블러스 적금’ 출시했다. 해외여행을 위해 목돈을 마련하는 고객을 타켓한 상품이다. 고객은 최초가입일로부터 15개월 동안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왕복 이용하면 2000마일리지를 추가로 적립(적용기간 중 최대 1만 마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항공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의 투명성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소비자들이 적립된 마일리지를 쓰지 않아 항공사가 올린 수입(이연수익)은 대한항공이 1조6933억원, 아시아나항공이 4871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회는 항공사별 마일리지 기준을 공개토록 하는 내용의 항공법 개정안을 이틀 전(29일) 공포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9월 30일부터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 포함 사항에 항공사별 마일리지 적립 기준과 사용 기준을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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