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주요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 10곳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화이자제약이 지난해 가장 많은 59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09년 인수한 와이어스의 매출이 지난해부터 반영되면서 2007년 이후 6년만에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다만 와이어스의 2012년 매출이 2014억원이었다는 점에서 화이자 자체의 성장세는 정체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화이자는 최근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제네릭 제품보다 매출이 뒤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화이자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제네릭 시장에도 진출한 상태다.
2008년부터 5년 동안 줄곧 1위를 고수했던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화이자, 노바티스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매출은 4405억원으로 전년보다 6.9% 줄었다. B형간염약 ‘제픽스’와 ‘헵세라’, 고혈압약 ‘프리토’ 등 주력 제품의 특허만료 및 시장성 하락을 대체할 굵직한 신제품을 발굴하지 못해 실적 부진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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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링거인겔하임의 상승세의 원동력은 유한양행(000100)이다. 유한양행과 공동으로 영업을 진행중인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2010년 발매)와 당뇨치료제 ‘트라젠타’(2012년 발매)가 지난해 1400억원대의 매출을 합작하며 베링거인겔하임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두 제품 모두 경쟁제품들보다 시장 진입이 다소 늦었음에도 강력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 2012년 내놓은 새로운 항응고제 ‘프라닥사’의 영업도 유한양행에 맡겼다.
노바티스, 로슈 등도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회복세를 나타냈다. 노바티스는 한독, 동화약품과 손 잡고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로슈는 ‘타미플루’, ‘제니칼’ 등을 종근당(185750)과 공동으로 영업을 진행중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영업망이 약한 다국적 제약사와 신약이 부족한 국내 제약회사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손을 잡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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