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열풍 속 펀드는 찬밥

사흘간 은행 510억원·펀드 11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에 절반 가까이 몰려
  • 등록 2013-03-12 오전 7:48:00

    수정 2013-03-12 오전 7:48:00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지난 6일부터 판매되고 있는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펀드의 성적표가 초라하다. 은행 재형저축 상품은 판매 사흘만에 510억원의 가입금액을 유지하는 등 과열경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증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재형저축펀드의 수탁고는 11억원에 불과했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운용되고 있는 53개 재형펀드의 전체 수탁고는 11억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에서 56만여 계좌, 510억원이 팔려나간 것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재형저축이 장기적으로 안정성을 우선하는 상품이다 보니 원금손실 위험성이 있는 펀드 보다는 다른 적금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은행의 적금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된 재형펀드 중에서는 특정 상품의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펀드’(채권혼합형)에 전체 판매액의 절반에 가까운 4억6200만원의 돈이 몰렸다. 재형펀드가 최소 7년간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다보니 장기간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가치투자 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이 펀드와 같은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한국밸류 10년투자펀드1호’는 출시 후 6년10개월간 누적수익률 75.24%를 기록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KB자산운용의 ‘KB재형밸류포커스30자’(채권혼합형)이 1억9200만원,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재형삼성그룹자’(채권혼합형) 1억1100만원, 미래에셋운용의 ‘미래에셋재형글로벌다이나믹자1’(채권형) 9600만원 순이었다.

자산운용사별 수탁고 순위도 상품 판매 순위와 비슷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펀드’ 하나의 상품으로 18개 자산운용사 중 수탁고 1위를 차지했고, KB자산운용 2억300만원, 미래에셋운용 1억3200만원, 한국투신운용 1억3000만원, 삼성자산운용 8300만원으로 상위 5개 자산운용사의 수탁고가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반면 동부, 현대, 신영, KTB운용은 재형펀드 상품을 내놨지만 수탁고가 100만원 미만으로 거의 판매되지 않았다.

재현펀드의 인기몰이가 쉽지 않자 증권사들의 재형편드 가입 이벤트가 대형사에서 중소형사로 확대되고 있다. 이날에도 대신증권, 동부증권, KTB투자증권에서 재형펀드 가입 이벤트를 시작했다. 과열경쟁으로 경품제공 등 이벤트를 중단하라는 경고를 받은 은행권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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