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57·대전 유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3일 국회 본관 법사위원장실에서 한 ‘화통토크’ 인터뷰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 사건인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이같이 정의했다.
이 의원은 “부정부패 척결을 외친 박근혜정부 권력 핵심부에서 부패의 고리가 오랫동안 고착화·구조화·지속화돼 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일벌백계가 이뤄지지 않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총체적인 책임을 묻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중대한 결함을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정부 집권 3년차에 성완종 리스트가 불거진 것에 대해 “신이 있다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불행 사태를 또 다시 겪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우리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검찰청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지만 결국 모든 것은 결과에 의해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대통령이 검찰에 ‘성역 없이 엄정히 대처하길 바란다’고 말로만 할 게 아니라 주변 참모들이 장난을 치지 못하도록 해야 대통령도 살고 국가도 살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을 어물쩍하게 넘기거나 눈속임으로 몇몇 정도만 정리하고 넘어가려 ‘물타기’할 경우 국민이 직접 나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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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전 회장의 금품 거래 의혹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대통령 최측근 핵심 인사들에게 돈이 전달됐다는 것이다. 결국 국회의원과 군(軍) 고위직, 판·검사, 행정부 고위직 등 비리 사건은 다 윗사람들 얘기다.
김영란법도 국회의원을 포함해 고위직들을 대상으로 한정해 항시 감시하고 적발해야 하는데 전 공직자를 다 넣고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도 포함시켰다. 모든 것을 감시할 수도, 적발할 수도 없다. 그렇게 되면 권력에 밉보인 대상들만 표적이 되고 자의적으로 권력이 집행될 수 있다.
특히 ‘이해충돌금지’ 조항이 빠지고 나머지 것들만 포함됐는데 고위직들의 부정 척결을 위해서는 이해충돌금지가 가장 중요하다. 대한변호사협회가 김영란법 헌법소원을 냈는데 국회도 법에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여론이란 순간에 영합하기 위해서 정작 봐야 할 부분은 외면하고 표 얻기에 급급한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내년 10월 시행된 다음에 문제가 있으면 고치자는 사람들은 정말 무책임하고 입법자로서 국회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다.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이나 조사위원회 운영 등을 볼 때 진정으로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한편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는 노력이 있느냐 하는 점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눈 가리기 식’으로 엉금엉금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제3의 세월호가 잉태되고 있다고 느낀다.
박 대통령이 1주기 당일에 추모식은 하되 외국에 나간다는데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국가적 지도자로서 역할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 하고 대통령에게 되묻고 싶다. 세월호 1주기가 엄중하고 중차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변호사의 변리사·세무사 자격증 자동취득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을 17대 국회부터 추진 중이다.
△별도의 자격 취득 절차가 있는데 변호사가 되면 변리사·세무사 자격증을 자동 취득하도록 하는 변리사법·세무사법은 변호사에게 과잉특혜를 주는 것이다. 특허·세무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의 변리사·세무사 자격증 자동 취득 조항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
거꾸로 세무사나 변리사들이 조세사건이나 변리사건의 소송 대리권을 달라고 하는데 그것도 잘못된 것이다. 변리사·세무사가 특허·조세 사건을 수임하고 싶으면 변호사 자격증을 따면 된다. 이 경우 변리사·세무사가 로스쿨 단기 과정을 통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특별절차를 마련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재인 대표가 취임한 지 3개월째로 들어섰다. 평가를 한다면.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이 머지않았다. 현재로선 녹록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우선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민심이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에 실망하고 분노하면서도 우리 당을 선뜻 지지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새정치연합이 조급증을 버리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새정치’가 아니라 ‘참정치’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참정치는 민심을 잘 대변하는 것, 대변했으면 잘 해결하는 것, 이것이 축적되면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전달해 떠나간 민심이 돌아올 것이다. 국민에게 유능함을 보여야 민심이 돌아온다. 눈속임이 아닌 성실하고 정성어린 모습을 보여야 한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연설이 큰 호응을 얻었다. 5월7일 선출되는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역할은.
△새누리당은 어쩌면 영악할 정도로 역할 분담을 잘한다. 유 원내대표의 입을 통해 새롭게 변신한 것처럼 보여주는데 새누리당의 근본은 바뀌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와 이정현 최고위원이 ‘개인 의견’이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리는 유능한 야당이란 점을 보여줘야 한다. 새로운 원내대표는 협상을 유능하게 잘하는 사람, 분명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사람, 국정의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리고 감시와 비판 기능을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유능함과 영악함을 동시에 갖춘 원내지도부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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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법사위원장은 깐깐한 원칙주의자로 자기확신이 서면 뚝심 있게 소신을 밀어붙이는 강단 있는 정치인이란 평가다. 2월 임시국회에서 김영란법이 법사위원회로 넘어왔을 때 정무위 안에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이 포함된 것을 두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소신발언을 하며 일반 여론과 맞섰다. 강성 성향으로 알려졌으나 대화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합리적인 면이 있고 당내 특정계파가 없이 두루 친목이 좋은 편이다. 2013년 5·4 전당대회 이후 들어선 김한길 대표 체제에서 강령정책분과위원장을 맡아 중도층 공략을 위한 당의 ‘우클릭’ 작업을 이끌었다. 지난해 3월에는 새정치연합 신당추진단에서 당헌당규분과위원장을 맡아 신당의 얼개를 짰다. 소아마비 장애를 딛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7대 총선부터 내리 3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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