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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가장 작은 한국산 차를 타고 싶다.” 평소 검소한 생활을 실천해왔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에서도 방탄차가 아닌 소형차 쏘울을 선택했다. 교황은 교황방한준비위원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할 때 한국차 중에서도 가장 작은 차를 이용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1984년과 1989년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청에서 직접 공수해온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개조차를 이용했다.
△“방탄차 타지 않겠다”…1600㏄급 쏘울로 이동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에서도 준중형 차량인 포드 포커스를 직접 운전할 뿐 아니라 해외 방문을 할 때도 해당 국가의 소형차를 의전차량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브라질 방문 당시에도 피아트가 현지 생산하는 1600㏄급 다목적 차량(MPV) 아이디어를 탔다. 사실 쏘울은 지난달부터 가장 강력한 ‘포프모빌’(교황을 뜻하는 포프(pope)와 차를 의미하는 모바일(mobile)을 합성한 말) 후보였다. 쏘울은 포커스나 아이디어와 같은 1600㏄급으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이 혼합된 크로스오버유틸리티 차량(CUV)으로 분류된다.
△50년 된 낡은 2층 건물서 묵는다
4박5일 방한기간 내내 교황은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에서 묵는다. 지은 지 50년가량 된 낡은 2층 건물이다.
사실 교황은 2013년 3월 즉위 직후 교황관저 대신 게스트하우스 ‘성녀 마르타의 집’에 머물며 교회 내 안 보이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해왔다. 교황 관저에 머물던 역대 교황들의 110년 바티칸 관행을 깬 것으로, 추기경 시절의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교황은 주한교황청대사관 내 침대와 옷장, 탁자만 놓여있는 20㎡(6평) 남짓 소박한 크기의 침실에서 생활한다. 한국 내 유명 침대 제조업체가 교황이 사용할 침대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교황대사관 측은 이를 정중하게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기간 중 식사의 대부분도 이곳에서 해결한다. 두 차례의 공식 오찬 일정을 제외하곤 이곳 식당에서 직원들과 같은 식단으로 식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