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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올 한 해 동안 용인에서 공급 예정인 새 아파트는 모두 2만 5818가구에 이른다. 용인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돌아서고 분양시장에도 청약자 발길이 이어지자 건설사들이 2001년 이후 최대 물량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깊은 침체에 빠졌다가 최근 부활의 날갯짓을 하는 용인 부동산시장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공급 과잉 우려 때문이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건설사들이 금융위기 여파로 그간 분양 일정을 미루다가 시장이 살아나자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다”며 “용인에서도 교통 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곳의 경우 2년 후 입주 시점에 악성 미분양 주택이 다시 쌓이는 등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달 용인 분양 물량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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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4분기(10~12월) 용인에서 총 6개 단지, 1만 4601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래 분기 물량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2012년과 2013년, 지난해 4분기 분양 주택 수는 모두 2000가구 미만이었다. 공급 물량이 예년의 7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기흥구 하갈동과 영덕동에서는 효성이 ‘용인 하갈 테라스하우스’(1690가구)와 ‘용인 기흥 효성 해링턴플레이스’ 아파트(1679가구)를 나란히 분양한다. 수지구 동천·상현·성복동에서도 ‘동천자이’(1437가구), ‘광교 상현 꿈에그린’(639가구), ‘성복역 롯데캐슬’ 아파트(2356가구)가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청약자를 맞을 예정이다.
쏟아지는 분양 물량에 대한 시장의 부담은 크다. 용인은 한때 중산층 주거지로 주목받으며 2006년 ‘버블세븐’ 지역(집값에 거품이 많이 낀 7곳)에 올랐다. 이후 경기가 주저앉자 불 꺼진 아파트(준공 후 미분양)가 속출하고 빚 내 집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 밀집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다가 최근 시장 회복세와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등 개발 호재에 힘입어 부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실제로 용인 집값은 요즘 중소형 위주로 꾸준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수지구 풍덕천동 ‘수지 신정마을’ 9단지 전용 59㎡형은 작년 말까지 3억원 선이던 아파트값이 현재 3억 5250만원으로 5000만원 가량 올랐다. 성복동 ‘성동마을 수지자이’ 전용 124㎡형 매매 시세도 같은 기간 5억원에서 5억 4000만원으로 4000만원 상승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용인시 아파트값은 2007년 3월 고점 대비 84%까지 회복한 상태다.
입주 때 집값 하락 ‘경고등’
문제는 앞으로다. 용인에 역대 최대 규모의 공급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자칫 시장의 불씨를 꺼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최근 용인지역 미분양 주택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악재의 조짐으로 여겨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용인시 미분양 주택은 4603가구로, 한 달 전보다 584가구 급증했다. 올 5월부터 4개월 연속 늘어난 것이다. 역대 8월만 놓고 보면 2009년 이후 5000가구를 넘던 미분양 주택 수가 지난해 4000가구 미만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가파른 증가세로 돌아섰다.
분양가 상승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달 말 수지구에서 분양을 앞둔 아파트 단지들의 경우 분양가를 3.3㎡당 평균 1500만~1600만원 선에 책정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현재 수지구 매매 시세(공급면적 기준 3.3㎡당 1087만원·감정원 조사)보다 높은 가격이다. 수지구 풍덕천동 S공인 관계자는 “지금 비싼 값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가 입주 시점인 2~3년 뒤에 기존 주택이 안 팔려 잔금을 못 내는 등 입주 지연 및 거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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