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돼 돌아온 상환전환우선주…은행에 저당 잡힌 카페베네

사모펀드에 투자 받은 223억원, 자본에서 부채로…부채비율 310%→710% '훌쩍'
토지·건물·기계 등 유형자산 대부분 은행권에 담보 제공…영업익으로 이자 못갚아
  • 등록 2015-05-07 오전 6:00:00

    수정 2015-07-09 오후 3:25:50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국내 1위 토종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의 재무구조가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비상장사에는 잘 나갈 때는 자본이지만,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 부채로 돌변하는 신종자본증권, 상환전환우선주(RCPS) 탓이다.

6일 금융감독원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지난해 7월 사모투자펀드(PEF) K3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23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 투자를 받았다. 재무구조를 개선해 경쟁력을 키우는 ‘새 살’이 될 줄 알았지만, 자금 사정이 나빠지자 부채비율을 높이는 ‘종양’으로 변질되고 있다.

상환전환우선주란 명목상으로는 주식(자본)이지만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을 상환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우선주를 말한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증권을 발행한 회사가 상환권을 가지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IFRS가 적용되지 않는 비상장사는 자본으로 인정받지만, 자금 사정이 나빠져 투자금을 상환하기 어려워지면 부채로 바뀐다.

카페베네는 상환전환우선주를 투자받은 직후인 작년 9월 말에는 부채비율(개별 재무제표 기준)이 310%에 불과했다. 프랜차이즈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300% 안팎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불과 3개월 뒤 지난해 말에는 710%로 2배 이상 뛰었다. 상환전환우선주 223억원이 자본 항목에서 부채 항목으로 이동한 탓이다.

작년 4분기 카페베네의 자금 사정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를 보면 카페베네는 토지와 건물, 기계장치 등 총 395억원의 자산을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유형자산 대부분이 은행에 저당 잡혀 있는 것이다.

사업 확장을 위해 대출을 늘리면서 이자 상환 부담도 늘어 커피와 음료 등을 팔아 번 돈으로는 갚을 수 없는 상황이 2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49억 45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자를 갚는 데 쓰인 금융비용만 64억 2300만원이 나갔다.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유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카페베네의 재무구조가 나빠진 원인에 대해 신규 점포를 내는 데 따른 매출액, 즉 프랜차이즈 매출에 의존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새로운 점포를 내면 가맹점 인테리어, 경영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한 데서 신규 매출액이 생기지만, 점포 확장을 멈추는 순간 매출액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페베네는 이런 이유로 지난 2013년 말 416억 5600만원에 달한 프랜차이즈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256억 3500만원으로 줄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환전환우선주는 벤처캐피탈이 중소 프랜차이즈 창업자들을 좌지우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발행을 결정할 때는 신중해야 하지만,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다”고 전했다.

카페베네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 사업과 신규 브랜드 ‘바리스텔라’에 집중할 방침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아직은 자산매각 등 별다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계획하고 있진 않다”며 “지금 하고 있는 영업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카페베네는 지난 2008년 김선권 대표가 설립했다. 서울시 천호동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지난해 928개의 매장을 갖춘 커피전문점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매장수를 기준으로는 엔제리너스에 이어 국내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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