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 상태 대기업 주력계열사 수두룩.."더 늘어날 것"

포스코 SK 롯데 GS 한계기업 '수두룩'
동부 효성 동양 STX 주력계열사 '많아'
"경기부진 지속..부실기업 속출 가능성"
  • 등록 2012-11-30 오전 7:40:10

    수정 2012-12-03 오후 6:47:52

[이데일리 김재은 송이라 기자] 내로라하는 대기업 계열사들도 ‘빈사’ 상태에 빠지고 있다. 확장전략을 지속하는 그룹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속출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경기 부진이 이어지며 상당기간에 걸쳐 부도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동부 동양 효성 등 주력계열사 ‘다수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본지가 분석한 결과 10대 그룹 중 올해 계열사를 줄인 곳은 현대차(005380), GS(078930), 한화 등 3곳에 불과했다. 특히 9개의 계열사를 늘린 포스코(005490) 그룹 내 한계기업은 상장사인 포스코엠텍(009520), 포스코강판(058430), 성진지오텍(051310) 등 8곳으로 총 계열사(61곳) 중 11.4%가 심각한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 역시 롯데자산개발, 롯데브랑제리, 디시네마오브코리아 등 9곳의 계열사가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SK(003600)그룹 계열사 중 한계기업은 상장사인 SKC솔믹스, 팍스넷 등 10곳(10.6%)이나 됐다. 포스코 SK 롯데 GS 계열사가 10대 그룹 전체 한계기업(50개)의 70%(35개)를 차지했고, 삼성(3곳), 현대차(4곳), LG(4곳), 한화(3곳)그룹 등도 한계기업 계열사가 존재했다.

STX그룹은 주력계열사인 STX조선해양(067250), STX중공업, STX엔진(077970) 등 4곳이 한계기업이고, 동양그룹 역시 동양(001520), 동양시멘트(038500), 동양레저 등 굵직한 곳이 이름을 올렸다. 효성그룹은 진흥기업(002780),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094480) 등 11곳이나 됐고, 대한전선(001440), 남광토건(001260) 등 9개의 대한전선 계열사도 포함됐다. 현대그룹은 현대아산 등 3곳이 한계기업이었다.

경기 부진이 이어지며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들의 부채상환능력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말 기준 유가증권 상장사들의 EBITDA 대비 차입금 배율은 2.5배로 평균 차입금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흐름보다 2.5배나 많다고 지적했다. 2005~2010년 이 배율이 1배를 소폭 밑돌았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상장사들의 이자지급능력이 떨어진 반면 차입금 부담은 크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2011년 이후 대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이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약화됐다”며 “2005~2009년 4배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 6월 말 3.4배로 2005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제철(016380), 동부씨엔아이, 세실을 비롯해, 대우건설(047040), 신세계 계열사인 에브리데이리테일, 두산건설(011160), 팍스넷, SKC솔믹스 등이 한계기업으로 새로 추가됐다.



“부도기업 계속 나온다”…“구조조정 신속 추진해야”

한국은행은 앞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6월 말 기준 대기업집단에 속한 기업 중 한계기업(23곳)으로 전년 말보다 2곳이 늘어 부실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계기업 비중은 전체 18%(대기업 15%)로 지난해 말(전체 15%·대기업 12%)보다 3%포인트나 높아졌다.

본지가 한은의 한계기업 기준을 적용, 분석한 결과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016880) 계열사인 극동건설도 한계기업에 속하지 않았다. 그만큼 한은 기준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144곳의 재무압박은 상당히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LG경제연구원은 올 상반기 부실위험에 노출된 국내 기업 차입금이 116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나 급증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6월 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못 갚는 기업의 비중은 26.4%로 지난해 6월 말(21.6%)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619개 비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기업을 추린 것이다.

이한득 연구위원은 “올 들어 빠르게 악화된 국내 기업의 실적이 추가로 나빠지거나 상당기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익성과 부채상환능력의 상관관계가 높아 기업부실이 심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6월 말 기준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급격히 하락하며 중소기업(5.0%)보다 낮은 4.9%에 머물렀다. 올 연말 한계기업으로 추가될 수 있는 대기업 집단 계열사는 64곳이나 됐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제거와 기업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익구조가 나쁘고, 성장력도 없어 차입으로 연명하는 기업들은 시장원리에 따라 원활히 퇴출, 정리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영환 신한금융투자 크레딧 연구위원(상무)은 “대기업들의 많은 계열사 중 일부가 부실할 수 있지만, 그룹의 버퍼로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기업의 신용 리스크가 매우 주목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1. EBITDA :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2. 한계기업[잠재적 한계기업] : 3년 연속[2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이거나 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3년 연속[2년 연속] 마이너스인 곳을 의미한다.

3.순영업활동 현금흐름(NCF) :EBITDA에서 이자, 법인세 등을 빼고,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 증감을 더한 총영업활동 현금흐름(OCF)에서 기업활동에 꼭 필요한 운전자본투자를 뺀 현금흐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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