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잡힌 경제활성화..국회 계류법안만 100여건

입법부 역할 제대로 못해
기업 투자시기 놓칠 우려
  • 등록 2013-10-24 오전 6:10:00

    수정 2013-10-24 오전 6:10:00

[이데일리 문영재 방성훈 기자] 정부가 연일 국회에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서고 있는 건 그동안의 각종 경기진작책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체감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양적 완화 축소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국회의 입법조치 지연으로 자칫 정책을 실기(失機)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짙게 깔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갖가지 경제 대책이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지 못한다”며 “올 하반기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활성화와 경제민주화 사이에서 정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속도감 있게 집행돼야 할 경제 대책이 국회에서 번번이 발목이 잡힌 것이 경제활성화의 더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23일 현재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국정과제 이행, 정부 부처 중점과제 추진 등과 관련해 국회에서 제동일 걸린 경제관련 법안은 100건이 넘는다.

4·1 부동산 대책이 대표적이다. 당시 발표된 분양가 상한제 신축 운영,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개발부담금 한시 감면 등의 대책들은 발표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서비스산업 지원 근거가 되는 서비스업발전기본법과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는 대기업·부자 특혜와 의료 민영화 등 정치 논리에 밀려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대책의 관건은 ‘타이밍’인데 정치권이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회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이를 반영, 더 나은 제도가 만들어지게 하는 것”이라며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국회가 입법부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고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투자시기를 놓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예산안과 사업계획 등이 나온 상황에서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으면 기업들은 투자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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