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ICT 10대 뉴스]③LTE쟁탈전, 보조금, 넥서스4

  • 등록 2012-12-20 오전 6:27:11

    수정 2012-12-20 오전 6:27:11

[이데일리 김현아 정병묵 김상윤 기자] 방송·통신은 격변의 시기였다. LTE시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통신3사 간의 치열한 가입자 확보 전쟁이 치러졌다. 보조금 투입 등 마케팅이 과열되면서 100만원 대 갤럭시S3가 17만원에 팔리는 이변도 생겼다.

방송시작 이후 56년 만에 지상파 아날로그방송도 종료된다. 본격적으로 양방향, 다채널 서비스가 열리게 되나, ‘디지털방송 난민’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방송·통신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사업자 간의 갈등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LTE쟁탈전, 보조금 격화..그리고 넥서스4

롱텀에볼루션(LTE)이 통신시장을 강타했다.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 KT(030200) 등이 기존 3G 이동통신 보다 5배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갖춘 LTE 전국망 서비스에 나섰다.

소비자들은 3G와 달리 해상도가 높고 끊기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야구를 보거나 영화를 보는 일이 가능해졌다. 터치 한 번으로 바로 해당 장면을 돌려보거나 두 개의 휴대폰으로 애니팡 등 하나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통신사 입장에선 평균 요금이 3G 스마트폰 가입자보다 20% 이상 높은 LTE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걸면서 마케팅 경쟁이 극에 달했다. 이에 따라 LTE 가입자 수는 지난 8월 100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연말까지 15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마케팅 과열은 막대한 단말기 보조금으로 이어졌는데, 심지어 출고가 100만원에 육박하는 ‘갤럭시S3’를 17만원에 살 수 있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 때문에 30만원 대 ‘넥서스4’가 국내에선 출시되지 않는 등 스마트폰가격을 왜곡시킨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보조금을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단말기 제조사들이 제대로 쓰지도 않는 기능까지 넣어 출고가를 높이는 것은 통신사 보조금과 제조사 장려금에 따른 착시 때문인 만큼, 보조금을 출고가의 30%로 제한하고 이동통신회사는 요금고지서에서 단말기 할부금을 받을 수 없게 해 제조사 스스로 출고가를 낮추도록 하는 게 요지다.

LTE는 내년에도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ROA컨설팅은 국내 LTE 가입자 수가 내년에 이동전화 가입자의 70%인 42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와 구글이 지난 10월 첫 합작 레퍼런스 스마트폰 ‘넥서스4’를 공개했다. 넥서스4는 구글 안드로이드 OS 젤리빈을 탑재한 레퍼런스 스마트폰으로, 출고가가 16GB 모델 기준 349달러(약 38만원)에 불과해 관심이 폭발적이지만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56년 아날로그 방송’ 여정 역사속으로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오는 31일 오전 4시, 1956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56년의 여정을 끝내고 막을 내린다. 지난 8월 울산을 시작으로 순차 종료했던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수도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송 모두 송출했던 방식이 이젠 디지털로만 통일된다. 안테나로 지상파 채널을 직수신한 가정은 디지털 전환을 하지 않으면 방송을 볼 수 없다. 디지털TV를 사거나 디지털 컨버터를 설치해야 한다.

물론, 케이블·위성·IPTV 등 유료방송 시청 가구는 디지털 전환이 의무가 아닌 만큼 계속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문제는 디지털 난민이다. 아날로그 방송 종료 이후에도 디지털 방송 미전환자는 5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디지털 전환 지원을 신청하기 전까지 지상파방송을 볼 수 없는 ‘블랙아웃’ 상태가 된다. 이 같은 ‘디지털 난민’의 발생을 최소화하는 게 과제로 남아 있다.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도 또 다른 숙제다. 국내가구 중 90% 이상은 케이블방송, 위성 TV 등 다양한 유료방송을 통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중 약 800만 가구는 지상파 아날로그방송 종료 이후에도 디지털방송 혜택을 받지 못한다.

한편, 융합과 함께 푹(pooq)이나 티빙(tving) 등 N스크린을 통해 방송을 보는 시청자도 많아졌다. 성장 돌파구를 찾는 방송통신사업자들의 N스크린 경쟁도 내년부터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이 오는 31일 오전 4시, 방송시작 56년의 여정을 끝내고 막을 내린다.


◇‘융합이냐 결합이냐’ 無접시 위성방송 논란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지난 8월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053210)가 위의 ‘비장한’ 문구를 새긴 현수막을 걸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사의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 서비스가 위법성이 있다고 시정권고한 방송통신위원회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DCS는 도심 난시청 지역에 위성신호 대신 KT 전화국을 통한 초고속인터넷으로 방송을 송출하는 서비스다. 스카이라이프 측은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며 고시나 시행령 개정만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경쟁사인 케이블TV는 즉각 DCS 서비스 중지를 주장했다. 현재 방송법상 위성방송은 위성신호로, 케이블방송은 케이블로 송출해야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케이블 측은 “DCS를 허용하면 도서 지역에 송출이 어려운 케이블TV도 위성을 통해 방송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방송통신 융합의 시대에 신기술을 적용한 ‘융합 방송’이냐. 기술 혁신과 상관 없는 위법 ‘결합 방송’이냐. 양측의 첨예한 논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업자는 항상 실패했다. 이젠 허용해야 한다”, “공정 경쟁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고, 전면 수용하면 미디어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으로 갈리고 있다.

스카이라이프가 DCS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기로 하며 사태는 일단락되는듯 보였지만, 해를 넘기기 전에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연내에 DCS 허용 여부에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문재철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이 지난 8월3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DCS 위법 결정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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