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신년사 건너뛰나…‘남북대화 제의’ 가능성

이달초 예고 당대회 보고로 갈음할 듯
메시지 중복으로 신년사 생략에 무게
金, 대미·대남 유화 메시지 내놓을까
통일부도 메시지 발신 여부에 주목
김여정 새로운 지위 임명 여부도 관심
  • 등록 2021-01-01 오전 1:44:24

    수정 2021-01-01 오전 1:51:2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노동당 제8차 대회 개최 시기를 ‘1월 초순’으로 공표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에 이어 새해 첫날 ‘육성 신년사’를 건너뛸지 관심이다.

국가 운영 청사진과 대내외 메시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당 대회나 신년사의 성격이 중복되는 만큼, 새해 초반께 당대회를 열 경우 신년사를 생략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은 2019년 12월 28∼31일 나흘간의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연설로 지난해 신년사를 대체한 바 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 및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관영 매체들은 1일 현재까지 ‘새해 정초’만을 명시할 뿐 제8차 노동당 대회 개회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당 제8차 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들이 12월 하순 평양에 도착해 수도 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며 당 대회가 임박했음을 전할 뿐이다.

당 대표자들의 평양 도착 소식은 당대회 개최 전조로 해석된다. 2016년 7차 당대회(5월 6일~9일)는 당 대표자들의 평양 도착 사실이 보도되고 사흘 뒤 당 대회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당장 1월1일이나 2일부터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별도의 신년사를 생략할 개연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제8차 당 대회에서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 전반적인 국정 노선과 새로운 대외 정책노선을 육성으로 발표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9년간 7회에 걸쳐 직접 육성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김 위원장이 육성 신년사를 생략한 것은 2020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직후인 2012년뿐이다. 2012년 신년사는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에 해오던 방식대로 당보(노동신문)·군보(조선인민군)·청년보(청년전위) 3대 일간지 공동사설로 대신했다.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유화적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달 31일 배포한 ‘북한 8차 당대회 관련 참고자료’에서 “남북대화 제의 등 대남메시지 발신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둔 시기임을 의식해 북한이 온건 기조의 대외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새로운 지위가 부여될지도 관심이다. 김 제1부부장이 권력 핵심인 정치국 위원에 진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2017년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발탁된 김여정이 정치국 위원에 진입하면 명실상부한 북한 권력 2인자에 오르는 셈이다.

당대회 기간은 7차 당대회(2016년)와 마찬가지로 나흘 가량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총 5,054명이 참가했던 7차 때에 비해 축소된 규모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장소는 평양의 4·25문화회관이 유력하다. 노동당 당 대회는 당 사업 결산, 당 노선과 전략전술에 관한 기본문제 결정, 당 중앙위원 선출, 당규약 개정 권한을 가진 당의 최고지도기관이다.

한편 일각에선 육성 신년사를 진행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올해 삼중고(제재·코로나·수해)로 고생한 주민들을 달래고 결속을 다지는 차원의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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