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10월 17일, 미국의 명품 전문 백화점인 니먼 마커스 백화점. 재규어의 최고급 럭셔리 세단인 올 뉴 XJ는 니먼 마커스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4시간 만에 판매 목표인 50대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 마케팅이 유통과 결합하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
자동차 업계가 백화점·홈쇼핑 등 유통업과 손잡은 컨버전스(융합) 마케팅이 뜨고 있다. 자동차 업체로선 유동인구가 많은 유통업체를 자동차 잠재 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어,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인 셈이다.
◇ 인지도 낮은 수입차 "홈쇼핑·대형 아울렛을 잡아라"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수입차 업체는 유동인구가 많은 유통 업체와 홈쇼핑과의 협업을 적극 이용하고 나섰다. 수입차 후발주자인 스바루는 생소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유통 업체와의 협업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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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찾아 발품을 팔지 않아도 하이브랜드를 방문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차량 상담을 진행할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7월 프리미엄 세단 300C 2.7 시그니처를 홈쇼핑을 통해 방송해 1시간 동안 60여 대를 판매했다. 이 한 시간의 방송이 영업사원 50명의 한달 간 평균 판매한 대수와도 맞먹는 효율을 보인 셈이다.
크라이슬러는 이 여파를 몰아 지난 8월에는 짚 브랜드의 SUV 컴패스를 롯데홈쇼핑에 방송했다. 36개월 리스 시 월 불입금을 10만원 미만으로 낮춤으로써 시승 문의전화 1300건수가 넘는 등 인기를 끌었다.
◇ 車업계 "단기간 많은 고객을 만나려면 백화점을 찾아라"
지난해 12월. 현대백화점 내에 쥬얼리 업체인 스와로브스키의 협찬으로 영화 시상식을 방물케 화려하게 꾸민 매장에는 수많은 고객들이 붐볐다. 그랜저의 변경 모델인 `그랜저 더 럭셔리` 출시를 기념해 현대차와 스와로브스키가 협업으로 이색 전시장을 만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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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차량과 그랜저 출시를 기념해 나온 특별 한정판 시계인 `피아자 블랙`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현대차(005380)는 또 신형 아반떼를 오는 19일까지 현대백화점 전국 주요 12개 지점에 전시하고, 고객들이 신차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백화점에서 차량 상담을 진행할 수 있어, 짧은 시간에 많은 고객들에게 차량을 소개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는 설명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5월 부산국제모터쇼 기간 동안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과 연계해 `뉴 SM5`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르노삼성은 부산모터쇼가 열리는 벡스코 인근 롯데백화점 앞에 별도 공간을 마련해 20대의 시승차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자동차 업체에겐 최적의 홍보장소"라며 "이런 마케팅 기법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해 업체도 소비자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어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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