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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저층부를 임시개방할 경우 잠실역 사거리 일대 교통량 분산을 위해 주차장을 전면 폐쇄하고, 이용객들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통해서만 진입할 수 있게 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는 교통 대책이 충분치 않다면 조기 개장을 불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여부를 검토 중인 서울시 ‘시민 자문단’은 지난달 25일 1차 검토회의와 지난 1일 현장 점검을 마치고, 현재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에 대한 타당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교통·안전·건축·구조·소방방재 등 각계 전문가 23명으로 구성됐다.
시민자문단 교통분과위원회는 1일 현장 점검 결과 롯데측이 약속한 제2롯데월드 교통대책이 관련 인·허가 및 공사 지연으로 이행률이 낮은 것으로 확인했다. 롯데측은 교통대책으로 △잠실역 지하버스환승센터 설치 △잠실길 지하차도 건설 △탄천변 도로확장 공사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 등을 약속했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기존 교통환경영향평가는 교통대책이 모두 이행된 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 시점에서 저층부를 임시로 열 경우 잠실역 사거리에 심각한 교통 체증이 유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다른 교통분과위원인 최재민 교통영향분석·개선대책협회 회장도 “현재 교통영향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롯데가 수립해놓은 교통대책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짚어보고 있다”며 “영향평가는 대책이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저층부를 조기 개장하면 인근 교통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어 추가적인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교통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심익섭 녹색연합 공동대표(동국대 교수)는 “현장 점검 결과 잠실역 사거리는 기존 롯데월드만으로도 교통 혼잡이 극심한 상태인데, 롯데측은 저층부 개장시 현재 교통상태를 유지하는 것조차 자신하지 못했다”며 “당장 저층부를 열면 뚜렷한 대안이 없는데 차량이 갑자기 몰리면 교통 체증이 심해져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층부 임시사용승인을 총괄하고 있는 이용건 서울시 건축기획과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현재 시민 자문단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단계라 교통 부분에 대한 보고나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자문단과 교통 관련 부서가 모두 현 상태로 조기 개장이 어렵다고 한다면 저층부 임시사용승인을 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저층부 개장에 따른 여러 교통대책들을 계열사 및 담당부서가 추진 중”이라며 “서울시에서 새로운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는 당초 지난 5월 저층부 조기개장을 목표로 했으나 잇따른 안전사고 발생으로 논란이 일면서 늦어졌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9일 서울시에 저층부 임시사용승인을 신청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와 유관기관 협의, 시민자문단의 자문 내용 등을 종합 검토해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승인 여부를 빠르면 이달 중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