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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단박에 105선 돌파
2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3시51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0.61% 상승한 105.23를 나타내고 있다. 장중 105.32까지 급등했다. 이번달 초 101 초반대에서 어느덧 105를 넘어선 것이다. 이는 7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가는 이번달 달러화 상승세를 두고 105선을 ‘1차 저항선’으로 봤다. 달러인덱스가 4~5주 연속 오르는 게 그리 흔하지 않은 만큼 104대에서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달러인덱스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단박에 105선을 뚫고 올라갔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당시 레벨인 105~110에서 추가 상승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불과 몇 달 만에 킹달러가 돌아온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9~10월 당시처럼 110선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전략가는 최근 블룸버그TV에 나와 “이미 킹달러가 왔다고 본다”며 “추후 달러화 강세에 별다른 걸림돌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나온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달러화에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 올랐다. 직전월인 지난해 12월(0.2%)보다 높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역시 0.6% 올랐다. 월가 예상치(0.4%)를 상회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 긴축에도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장중 나온 미시건대 보고서는 PCE 가격지수와 궤를 같이 했다. 이번달 미시건대 소비심리지수 확정치는 67.0로 1년1개월 만의 최고치를 보였다. 전월(64.9) 대비 3.2% 상승했다.그만큼 소비 지출 의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추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이번달 4.1%를 기록하면서 한 달 전 3.9%보다 높아졌다. 조앤 쉬 미시건대 소비자 조사담당 디렉터는 “소비자들은 단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당한 불확실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비둘기파’ 엔화 약세폭 더 커져
특히 인플레이션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연준 입장에서 강달러를 용인하는 측면도 있다. 달러화 가치가 높아지면 미국 수입물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가 지난해 9~10월께 ‘갓달러’ 수준인 100선을 돌파했다가 다시 낮아진 것은 미국 물가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이 많다.
월가 한 고위인사는 “미국과 달리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의 중앙은행은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며 “상대적인 달러화 가치는 더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테면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내정자는 전날 중의원(상원)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BOJ가 하고 있는 금융정책이 적절하다”며 “금융 완화를 지속해 경제를 확실히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엔화 약세 폭이 다른 통화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인 이와 관련이 있다. 이는 곧 미국 경제를 제외하면 웬만한 주요국이라도 강한 긴축을 견딜 만한 체력은 약하다는 뜻이다.
달러화 가치가 전방위적으로 오르는 만큼 한국 원화 가치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297.1원)보다 7.7원 오른 1304.8원에 거래를 마쳤다. 1300원 중반대까지는 열어둬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