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이데일리 김진우 강신우 기자] 7일 오전 11시쯤 광주 서구 금호동에 있는 금호종합사회복지관. 점심 배식을 기다리는 줄이 일찌감치 10m가량 길게 늘어진 가운데 70대 할머니 세 명이 이번 보궐선거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문재인은 절대 찍어주지 마쇼잉. 전라도 사람들 이자 정신들 좀 차려야제.”(이씨 할머니)
“뭐 땀시 그라요. (문재인이나 천정배나) 둘 다 똑같당께.”(김씨 할머니)
“뭐시 같아. 요리 붙었다 조리 붙었다 하고 거짓말을 잘하제.”(이씨 할머니)
“징하구마. 문재인이고 뭐고 그만들 좀 하쇼잉.”(박씨 할머니)
‘박근혜’ 중간평가 아닌 ‘문재인’ 체제 평가 성격 강해
광주 송정역에서 금호동으로 가는 길에 만난 택시기사 오모(64) 씨는 자신을 서구을 유권자라고 소개하면서 “그동안 민주당(새정치연합)이 광주에 해 준 게 뭐가 있느냐”라면서 “이번에는 당이 아닌 인물을 뽑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금호동 종원팰리스 아파트 주민인 심모(65) 씨는 “당은 안 보고 인물을 보고 투표할 것”이라며 “인물은 천정배가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무소속 천 후보가 출마한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었지만, 새정치연합의 후보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편이었다. 천 후보(전남 신안 출신)가 광주에 연고가 없지만, 참여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내는 등 인지도가 높고 인물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에서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지난달 14일 서구갑 출신의 조영택 전 의원을 후보로 확정해 3주 정도밖에 이름을 알릴 시간이 없었다.
선거 초반 판세는 천 후보가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조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뒤쫓는 양상이다. CBS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3~5일 실시한 여론조사(유권자 58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07%포인트) 결과 천 후보(38.7%)가 조 후보(29.9%)를 8.8%포인트 앞섰다. 정승 새누리당 후보(13.5%)가 본격적인 유세활동에 들어가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강은미 정의당 후보(4.5%)와 조남일 무소속 후보(4.2%)가 뒤를 잇고 있다.
‘새정치연합 조직력’ Vs. ‘천정배의 저력’ 싸움
새정치연합은 현재 판세에서는 뒤지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을 하면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광주시장 선거에서 윤장현 후보가 선거 초반 강운태 무소속 후보에게 크게 뒤졌지만, 막판 조직력을 총동원해 승리한 것을 재연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후보는 “아직 유권자 표심이 정해지지 않았다. 선거운동 시작도 안 했다”며 “당의 경선을 통해 선출된 정통성 있는 후보를 유권자들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후보는 ‘메기론’을 내세우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결국 다윗이 이길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수조 안에 미꾸라지들이 빈사상태에 빠져 있을 때 메기 한 마리를 집어넣으면 미꾸라지들이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하다가 결국 살아남는다”면서 “야당에 지금 별로 가망이 없는 130마리의 미꾸라지가 있는데 한 마리의 메기가 필요하다”며 야권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새정치연합의 조직력에 맞서서는 비(非) 새정치연합 후보 간 야권 단일화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정승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을 기반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진정한 일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제1당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서로 헤게모니(주도권) 싸움을 해야 하는가”라며 “정승을 뽑으면 광주는 물론 새정치연합, 새누리당 모두 변할 것이다. 1석3조 효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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