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서울 한남동에 따로 둥지를 틀었던 제일모직 ‘에잇세컨즈’ 사업부가 지난 2일 서울 수송동 제일모직 패션부문 본사로 이전했다. 사업부장 박철규 전무를 비롯해 80여명의 에잇세컨즈 팀은 현재 수송동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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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001300)은 기존에 임대차 계약을 맺고 쓰던 사무실을 모두 정리하고, 캐주얼·여성복·남성복·수입사업부 등 패션사업 전 부문을 본사 및 제일모직 소유 사무실로 이전을 마쳤다.
업계에선 패션부문 매각이 알려진 직후부터 이미 사업부 전체가 수송동 본사로 이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수송동빌딩에 전체 사업부가 입주할 공간이 없어, 일단 다른 제일모직 소유 빌딩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버랜드도 지난 6일 제일모직이 현재 패션부문 본사로 쓰고 있는 삼성생명수송동타워 일부를 12월1일부터 임대키로 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본사 건물 17층에 임대해있던 회사가 계약이 만료돼 이전했고, 그래서 이 사무실을 입대해 입주했을 뿐”이라며 “다른 사업부가 한남동 회사 소유의 빌딩으로 이전한 것도 빈 사무실을 채운 것에 불과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업계는 일련의 과정이 에버랜드로의 매각 이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사업 재정비 작업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돼 온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작년 말 그룹 정기인사에서 삼성전자 DMC 부문 경영지원실장 겸 전사 경영지원실장(CFO)을 맡고 있던 윤주화 사장을 제일모직 패션사업 총괄 사장으로 발령냈을 때부터 사업 구조조정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것. 실제로 재무통인 윤 사장은 제일모직 패션사업을 맡은 뒤 실적이 좋지 않은 브랜드를 대거 정리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주력해왔다.
특히 제일모직 대표 디자이너였던 정구호 전무가 지난 15일 10년 만에 회사를 떠나면서 매각을 위한 인력 조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문의 이동과 정 전무의 퇴진 등 일련의 과정은 패션사업 경험이 없는 에버랜드가 사업을 양도받은 후 가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며 “삼성이 이번 패션사업 양수도에 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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