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국회의원 선거구 4곳 가운데 3곳에서 선거를 다시 치르는 만큼, 여야의 우세가 비교적 뚜렷한 영호남 ‘텃밭’을 제외하면 사실상 서울 동작을과 함께 이번 선거의 승부를 가르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임 전 실장과 손 고문은 비록 출마 지역은 다르지만, 사실상 수원지역 전체 선거구를 이끄는 ‘대표선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적진’에 뛰어들어 총력전을 펼치는 동시에 인접 선거구까지 연쇄효과를 노린다는 게 여야의 전략이다.
임 전 실장과 손 고문은 역대 선거에서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지만 간접대결이 있었다. 2011년 4.27 분당 을 보궐선거에서다. 당시 임태희 대통령 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치러진 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승리했다. 그 결과 손 대표는 단숨에 유력 대선주자 반열에 오르는 한편 이명박정부를 코너로 몰았다. 그러나 자신의 지역구를 지키지 못한 임 실장은 거센 책임론에 휩싸였다. 두 사람은 이후에도 제1야당대표와 대통령실장으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 처리 등 각종 정국현안을 놓고 편치 않은 관계를 이어갔다.
손 고문 역시 지난 2011년 재보선에 이어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생환’한다면 현 지도부(신주류)와 친노진영(구주류)사이에서 당내 역학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두 사람 모두 선거 승리가 전제돼야 한다. 임 전 실장이 출마하는 수원 영통은 17대 총선에서 새 선거구로 편입된 이후 김진표 전 새정치연합 의원이 내리 당선된 지역구다. 반대로 손 고문의 출마가 유력한 수원 팔달은 15대 총선부터 독립선거구가 된 이후 모두 보수정당이 독식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수원에도 거세게 불어닥친 17대 총선에서도 팔달구는 남경필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임 전 실장과 손 고문의 출마는 인접 선거구인 수원 을(권선구)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게 선거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장용 전 새정치연합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 권선은 역대선거에서는 보수정당의 우세가 뚜렷했지만 최근 여야의 격차가 좁혀진 흐름이다. 다만 19대총선에서는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변수였다.
새누리당은 서울 동작을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불출마 입장을 유지함에 따라 대체카드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 카드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새정치연합은 동작 을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한 후폭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광주 광산 을 등에서도 공천카드 선택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 관련기사 ◀
☞ 7·30 재보선, 동작·팔달·영통 ‘한여름 대전’
☞ 재보선도 '박원순 효과' 노렸나…새정치, 동작乙 깜짝승부수
☞ 임태희, 수원영통 출마…“당 간곡요청 외면 못해”
☞ 허동준 "동작 을 전략공천 재고" 거듭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