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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3년 연속 투자 ‘마이너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2019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증가율, 이하 전년동기 대비)을 2.1%로 전망했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집행 효과를 반영했는데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성장률(3.1%)보다 무려 1%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에 투자 위축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총고정투자는 지난해 -2.2%에서 올해 상반기 -5.4%로 감소폭이 커졌다. 총고정투자를 뜯어보면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1.6%에서 -10.1%로, 건설투자는 -4%에서 -5.5%로 급감했다.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상품수지 중 수출액 증감률은 지난해 7.8%에서 올해 상반기 -8.4%로 급락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총수출 물량 증감률은 4.2%에서 -0.1%로 하락했다.
이 같은 전망은 세계경제의 둔화만으론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한국의 성장률이 2% 초반으로 하락하는 것이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세보다 가파르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1일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3.5%, 올해 3.2%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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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저성장 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KDI는 올해 하반기 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 올해·내년 연간 성장률을 각각 2.4%, 2.5%로 내다봤다. 특히 건설투자, 총고정투자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마이너스로 전망했다.
한국경제를 흔들 리스크(위험요소)도 곳곳에 있는 상황이다. KDI는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정도 △미·중 무역분쟁 향배가 한국경제 성장세에 주요한 대외 리스크가 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0.1~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실장은 “올해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강한 수요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라며 “내년 후반쯤 돼야 반도체 수요 증가 신호를 받은 국내 업체들의 설비투자도 좀 더 확장되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저임금·주52시간 부작용으로 성장세 둔화”
특히 KDI는 국내적인 리스크까지 겹치면 성장률 전망치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시장정책 변경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최저임금 속도조절 등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김 실장은 “2분기 성장률 예측치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그런 조짐이 나타나면 금리 인하를 포함한 보다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앞으로 인상 폭이 클수록 경제에 미칠 부작용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장률 하향 조정에 대해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다”며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나 우리 경제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아 결정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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