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에서 열린 신형 제네시스 시승 행사장.이 자리에 나선 현대차(005380)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전투를 앞둔 장수들의 비장미가 감돌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통해 유럽 명차 수준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차다. 그래서 4년간 5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신형 제네시스에 대한 평가는 곧 현대차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인 셈이다.
|
돋보이는 외관‥최첨단 편의사양
직접 만나본 신형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염원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운전석에 앉자 의자가 몸을 편하게 감쌌다. 고개를 들자 실내가 넓어 보이는 수평적인 레이 아웃 위에 설계된 계기판은 한눈에 잘 들어왔다. 내부 인테리어와 각종 계기는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인식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유리창에는 3.3L 프리미엄 트림(5260만원)부터 적용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속도와 목적지 방향 표시 같은 주요 정보를 한눈에 보여줬다. 신형 제네시스는 차량 외부에 탑재된 4개의 카메라를 통해 차량 주변의 360도 전체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한 최첨단 편의사양인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도 탑재했다.
고급 세단인 만큼 내장 소재 선택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이탈리아 나파 가죽으로 제작된 시트는 8방향으로 조절이 가능했고, 갈색 우드 트림은 자연 상태의 나무 결을 그대로 살려놨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욕심 탓일까. 핸들 근처에 몰려있는 각종 조작버튼은 산만한 인상을 줬다.
단단한 하체‥코너링 시 안정감 업그레이드
시속 130~150km까지는 차 안이 너무 조용해 속도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깜빡이를 켜지 않은 채 차가 차선 밖으로 움직이자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가 진동으로 경고를 줬다. 특히 코너링 시 안정감은 한층 개선된 것 같았다. 현대차도 출렁거림을 잡아주는 차체의 안정성을 가장 자랑했다. 여기에 상시 사륜구동시스템인 ‘H트렉’이 차량의 속도와 노면 상태를 감지해 바퀴의 제동력과 전륜 후륜의 동력을 제어해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토록 도와줬다. 기본기에 충실해 운전하는 재미를 배가했다는 현대차의 설명에 수긍이 가는 측면이 많았다.
|
그렇지만 가격과 연비는 아쉬운 부분이다. 차체 강성을 높이고 여러 가지 안전·편의장치를 추가했지만, 덕분에 전체 중량이 이전 모델보다 150kg이나 무거워졌다. 연비는 떨어졌다. 시승차인 G380 AWD 모델의 복합연비는 8.5km/ℓ였지만 실제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리고 나니 실제 연비는 6km/ℓ에 불과했다. 경쟁상대로 주목한 수입차들의 연비와 견줘서는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물론 대형세단 소비자들이 연비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아쉬운 부분이다.
신형 제네시스의 판매가격은 4660만~6960만 원까지다. 구형보다 200만~300만원 오른 것. 주력인 3.3 프리미엄은 5260만원 정도다.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하면 5000만원 중·후반대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현대차는 각종 편의사항을 대폭 보강해 실제 차량가격 인상요인은 훨씬 많았지만, 최소한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현대차그룹, 車부품 수직계열화 '완결판' 시험대 올라
☞엔저에 통상임금까지..덜컹이는 자동차株 어디로?
☞[특징주]현대車3인방, "너무 내렸나"..하루만에 '반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