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말인지 알지?"…'유튜브판 백종원' 장사의 신[이주의유튜버]

200억에 프랜차이즈 매각한 은현장씨의 음식점 무료컨설팅
위기 자영업자에 매운 솔루션…경험 토대로 영업 노하우 제공
팬들과 함께 도움 필요한 식당 찾아가 ‘돈쭐’ 내기도
  • 등록 2023-05-28 오전 8:00:00

    수정 2023-05-28 오전 9:48:29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쌈장 안줬다는 리뷰로 별 한개 달렸더만. 배달에 마늘·고추 안 나가? 왜? (딴데 나가야 한다고 저희가 나가야될 그건 아닌거 같습니다. 저는 차별화를 주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삼겹살에 모든 집이 고추·마늘이 나가. 그걸 차별화라고 안 준다고 얘기하는 니 정신 상태가 이해가 안되거든. 그거를 차별화라고 이야기하면 안 되는 거야. 너는 고추 썰고 마늘 썰기 싫어 갖고 안 준다고 밖에 생각을 안하지. 과연 사람들이 그걸 차별화라고 생각할까.”

“사장님이 힘들게 하루에 (전단지) 700장, 1000장씩 뿌리는 거 알아요. 그럴거면 나였으면 전단지 아랫부분에 사선을 그어서 쿠폰을 박아 놓겠어요. 전단지가 소비자 집 안으로 들어가야 돼. 안으로 들어가야 된단 말야. 여기(전단지에) 1000원짜리 쿠폰만 있었어도 집안으로 들어갈 확률이 70% 이상이 돼요. (쿠폰없는 전단지가)집안으로 들어갈 확률은 5%도 안 돼요. 사장님은 지금 의미없이 (전단지를) 뿌리고 있는 거야.”

(자료 = 유튜브 장사의 신 화면 캡쳐)
이번 주 소개할 ‘장사의 신’은 자영업자이자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였던 은현장씨가 자신의 요식업 경험을 토대로 전국의 힘든 음식 자영업자를 찾아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유튜브판 백종원’이라고도 불립니다. 27일 기준 구독자는 84만명이며, 2020년 10월 첫 영상 이후 현재까지 100개가 넘는 콘텐츠(은현장의 골목식당)가 게시돼 있습니다.

(자료 = 유튜브 장사의 신 화면 캡쳐)
그의 채널명 ‘장사의 신’에서 신은 귀신 신(神)이 아닌 매울 신(辛)입니다. 폐업위기에 직면한 절박한 자영업자를 찾아가는 만큼 돌리지 않고 독하고 매운 조언이 많습니다. 또 ‘백종원의 골목식당’처럼 지상파 채널이 아니다보니 종종 비속어도 난무합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즉각적인 도움이 될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노력은 역력합니다. 그가 의뢰인에게 속사포 같이 솔루션을 쏟아내다 숨을 고르며 또렷하지 않은 발음으로 내뱉는 “몽말인지 알지(뭔말인지 알지)”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습니다.

은씨의 솔루션은 ‘무조건 맛있게 만들면 다 된다’가 아닙니다. 음식에 대한 조언도 있지만 이보다는 가격은 어떻게 책정 하는지, 회전율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손님들이 메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메뉴판을 만드는지 등 영업적인 조언이 훨씬 많습니다. 서빙할 때 손님들에게 어떤 부분을 안내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을 특장점으로 부각할 것인지 등도 그가 자주하는 조언입니다. 3000만원으로 시작한 치킨집을 프랜차이즈로 200억원에 매각할 만큼 키워낸 노하우가 있기에 가능한 조언이겠지요.

그의 솔루션을 받은 이들이 많이지다보니 앞서 은씨의 조언을 받았던 사장님들이 찾아와 지금 도움이 필요한 가게를 함께 돕는 따뜻한 모습도 연출됩니다. 은씨의 털털하고 친근한 매력에 빠진 일반인 팬들이 그가 라이브 방송을 하는 식당에 찾아와 이른바 ‘돈쭐’을 내기도 하고요. 항상 솔루션을 마치면서 평가를 위해 먹었던 음식값의 몇 배 이상을 결제해주고 떠나는 것도 인상적인 모습입니다.

솔루션 중 툭툭 내뱉는 멋진 말도 많습니다. ‘버는 만큼 일하지 말고 벌고 싶은 만큼 일하라’, ‘실패를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 가장 큰 실패를 한 사람이다’, ‘가난하게 태어난 것은 죄가 아니다. 대신에 가난하게 죽는 것은 죄다’, ‘생각하지 말고 움직여, 움직이면서 생각해’ 등이 대표적 입니다. 삶을 치열하게 살아봤기에 할 수 있는 조언이겠지요.

유년시절 어려웠던 은씨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200억원에 매각한 뒤 그 돈이 통장에 들어오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거라고 생각했다 합니다. 하지만 막상 통장에 찍힌 200억원을 보니 엄청난 허탈감이 밀려와 우울증으로 고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은 평생 일을 해왔던 사람이니 일을 하지 않고는 못살 것 같다며 무료 컨설팅을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허탈한 표정으로 해당 영상을 올렸던 2020년 10월과 달리, 종횡무진 솔루션을 진행 중인 현재 그의 눈은 초롱초롱 합니다. 은씨의 선한 영향력이, 그리고 초롱초롱한 눈빛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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