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전히 재난망의 존재 이유는 소방, 경찰, 군 등 재난대응기관의 통합지휘와 즉각대응에 얼만큼 기여하는 가다. 재난망은 기본적으로 21만 명에 달하는 공무원이 접속하는 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게 망의 생존성이다. 지진이나 해일로 무선기지국이 파손돼도 재난당국은 인명 구조를 위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재난망 요구기능은 멀티미디어 데이터(영상)의 운용성에 많은 내용을 할애했는데, 이 역시 간과할 순 없지만 망의 생존성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다.
PS-LTE, 민간 상용망으로 구현 가능…위성 고려 적어 문제
미래부는 재난망 기술기준으로 공공안전 LTE(PS-LTE)를 정하고 정부가 직접 망을 구축하고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망 생존성에서 중요한 위성이나 TV유휴대역(TVWS)에 대한 고려는 적다는 평가다.
송희경 KT 상무(재난망TF장)도 “KT는 해저케이블, 마이크로웨이브, 공중 위성 등 3중 백업망을 갖춘 유일한 사업자”라면서 “만약 다른 사업자가 재난망을 책임지면 우리에게 임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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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가 망 생존성에서 우월한 테트라/주파수공용통신(TRS)이 아닌 PS-LTE를 재난망 기술기준으로 정한 것은 멀티미디어에 대한 관심때문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PS-LTE 는 상용망 LTE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둘은 전혀 다른 표준이 아니라, 영상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추가하면 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 계획이 기술적으로 멀티미디어(영상)에 치우쳐 있는 반면, 재난대응기관의 재난안전관리 메뉴얼(SOP)상 실제 현장에서 이용할 새로운 서비스는 얼마나 될 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112와 119 하나 통합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최고의 멀티미디어 장비를 갖다 둬도 재난대응 조직의 업무 절차나 프로세스가 재정립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하지만 재난영상 전송에 맞게 디자인된 재난망 단말기는 고가의 스펙과 글로벌 표준 미비로 과다 예산 책정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미래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비표준 단말 사용으로 올해 시범사업을 추진할 경우 내년이후 단말 재검증이 필요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배성훈 실장은 “재난망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다루기 때문에 공정한 검증과 개발완료(상용화)된 장비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면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이라고 해서국민의 혈세가 무한정 들어갈 수 없다. 10년 운영비 포함 전체 예산은 1조원 수준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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