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김일성 만나겠다”..DJ는 연설 거부해 논란
지난 1988년 10월4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처음 국회 시정연설을 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제5공화국 비리 연내 청산 △북방외교 적극 전개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국정운영 방향 등을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응할 경우 방북해 김일성 주석과 만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발언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하지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 2002년 7월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은 청와대 만찬에서 김 전 대통령에게 직접 국회에 출석해 시정연설을 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국무총리가 대독하는 관례를 들어 박 의장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국회를 하대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무현 “재신임 받겠다” 국민투표 파격 제안
노 전 대통령은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국민의 의혹이 있다면 과감히 몸을 던져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재신임 투표 시기를 12월15일 전후로 못박기도 했다. 그러나 38분에 걸친 노 전 대통령의 시정연설에는 단 한 차례의 박수도 나오지 않았고,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반발하며 정국이 혼란 상태에 빠졌다. 당시 재신임 투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명박 시정연설날 박왕자씨 피격사건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빨간 넥타이와 머플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에게 항의의 뜻을 표했다. 민노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출입문에서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관련,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의 목소리에 더 세심하게 귀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정연설 이후에도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여야 대치정국은 계속되며 이명박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과거 남북이 합의한 7·4 공동성명 등에 대한 이행을 언급하며 대북대화 재개를 제안했다. 그러나 시정연설이 이뤄지던 날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이 벌어지면서 남북 경색은 오히려 심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