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날씨, 외출 방해하는 족부질환

  • 등록 2023-06-18 오전 6:28:33

    수정 2023-06-18 오전 6:28:33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참여했던 운동은 바로 ‘걷기’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2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1년간 한 번이라도 참여한 경험이 있는 체육활동으로 걷기(48.8%)가 가장 많았다. 야외활동 하기 좋은 날씨에는 운동 목적이 아니어도 가벼운 산책과 꽃구경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 때문에 걷기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들도 많다.

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은 주로 중장년층 여성이 많이 걸린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 54,746명 중 40~60대 여성이 30,194명으로 무려 55%를 차지했다. 족저근막염은 전체 환자 265,346명 중 약 30%(79,478명)가 40~6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김재영 전문의는 “발은 우리 몸의 상·하체 하중을 견디면서 일상 생활에 필수적인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평소 발의 피로나 통증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라며 “무지외반증과 족저근막염은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증상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관절이 바깥쪽으로 심하게 돌출되며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져 변형된 상태다. 유전적으로 평발이나 볼이 넓적한 발에 생기기 쉽지만 하이힐 등 볼이 좁고 굽 높은 신발을 자주 이용하면 발생 위험성이 높다.

가장 흔한 증상은 돌출부위 통증이다. 돌출부위가 지속적으로 신발에 자극을 받으면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 걸을 때 엄지발가락에 통증이 생겨 자연스럽게 두번째와,세번째 발가락에 힘을 싣는 경우가 많다. 이때 두번째, 세번째 발가락 발바닥 부분에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오기도 하며 심하면 두번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과 겹쳐지거나 관절 탈구가 생길 수 있다. 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발가락 뿐 아니라 발 부위나 허리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발가락 변형이 심해도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불편함 정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치료를 달리한다. 통증과 불편함이 심하지 않다면 변형을 악화시키는 신발을 신지 않고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엄지발가락 돌출부위나 나머지 발가락 아래가 자극되지 않게 신발 안에 교정 깔창을 넣는 것도 좋다. 만약 변형 정도가 심해 환자의 불편함과 통증이 크면 수술 방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수술을 통해 돌출 부위 뼈를 깎고 치우친 뼈 각도를 교정하며 주변 근육과 인대 등 조직을 늘려준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올릴 때 도움을 주는 등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평소에 운동을 잘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달리기 등 발을 과하게 사용하거나 딱딱한 바닥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주는 운동을 자주 하면 족저근막이 반복적으로 미세 손상을 입어 근막 염증이 생긴다. 또 장시간 오래 서 있거나 쿠션 없는 구두,하이힐을 즐겨 신다 보면 족저근막에 비정상적 부하가 지속적으로 가해져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보통 걷거나 발을 사용할 때, 휴식 후 움직이기 시작할 때, 발바닥을 쭉 폈을 때 심한 통증이 생겼다가 일정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줄어들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그냥 서 있어도 통증이 생기고 양쪽 발 모양이 달라지기도 한다.

김재영 전문의는 “족저근막염은 초기 병원을 방문하면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면서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체외 충격파 치료로 염증을 완화시키고 통증을 치료하면 된다”고 전했다.

족저근막염 재발 방지를 위해선 무리한 운동, 잘못된 운동방법, 불편한 신발 등 원인을 찾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늘려주는 스트레칭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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