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금융]③큰장 서는 M&A..소화불량 극복할까

연초부터 대한통운 인수전 가열..대우조선·하이닉스 관심
건설·조선 `매수자` 우위 시장..저축은행업계 M&A도 활발
재벌가 2·3세 M&A에 공격적..롯데·삼성·현대차 `주목`
  • 등록 2011-01-02 오전 7:01:05

    수정 2011-01-02 오전 7:01:05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2010년 인수·합병(M&A)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매물은 우리금융지주(053000)현대건설(000720) 처럼 해당 산업지형도를 새로 바꿀 수 있는 `메가딜`이었지만 결과가 성공적으로 끝난 사례는 드물었다.     반면 핵심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매물이나 해외 또는 국내 시장 진출 목적의 M&A 시도가 많아졌고, 성사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롯데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처럼 2·3세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공격적으로 M&A에 나서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이같은 트렌드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의 변화 가능성이나 위기 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올해 M&A 시장 여건을 바꿀 수 있는 주요 변수다.   ◇ 메가딜 `소화불량`..스몰딜 `인기몰이`   지난해 국내 M&A 시장에 조단위 매물로 나왔던 기업들은 총 8곳이다. 하지만 이중 매각이 성사된 매물은 외환은행, 대우인터내셔널, GS백화점·마트 등 3곳뿐이다. ★표 참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2009년부터 매각을 추진했던 대우건설은 결국 주인을 찾지 못하고 산업은행이 조성한 사모투자펀드(PEF)에 팔렸다. 대우건설과 비슷한 시기 시장에 매물로 나왔던 하이닉스반도체도 인수후보 조차 찾지 못하고 매각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시가총액 10조원대 금융권 최대 매물인 우리금융지주도 유력 인수 후보인 KB금융(105560), 우리금융(053000), 하나금융이 모두 외면하면서 새로운 매각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수후보가 뚜렸했던 현대건설 매각은 현재 매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은행권 M&A 관계자는 "승자의 저주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학습효과로 감당하기 어려운 메가딜에 대해서는 다들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이런 분위기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기업 덩치가 크지 않고 해당 산업분야에서 핵심 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매물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오히려 재무사정이 탄탄해진 재벌그룹들도 새로운 신성장사업이나 기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중소형 매물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금조달에 따르는 리스크는 적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은 손쉽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 참조   ◇ 연초부터 불붙는 대한통운 인수전   지난해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대형 M&A 매물들은 올해 다시 시장에 시간차를 두고 다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경영권을 인수할 주인을 찾기 힘들고 외국기업에 매각하기도 어려운 상황은 올해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지난 2년간 지속돼왔던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올해 금리 상승기조로 바뀌는 과정에서 자체 구조조정 목적의 M&A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당장 연초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목적으로 추진될 대한통운 매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내 물류업계 1위 기업이라는 메리트와 비교해 매각대상 지분(49%) 시장가격이 1조원수준으로 덩치가 크지 않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포스코 SK CJ 롯데 한진 등 대기업들이 내부적으로 대한통운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물류사업 진출을 검토해왔던 삼성그룹도 `다크호스`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소 2~3개 기업이 본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매각성사 가능성을 낙관했다.      세계 2위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 매각도 올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2년전 한화그룹과 매각협상을 벌이던 당시의 6조원대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업황이 살아나고 있어 경쟁 입찰 여건은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2위 반도체업체인 하이닉스도 적당한 인수 후보만 등장하면 의외로 M&A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하지만 인수후보자가 없을 경우 대우건설 처럼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경영권을 파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까다롭고 복잡한 지주회사법 규제로 경영권 매각보다는 지분 분산 매각이나 추가 블록세일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던 건설·조선분야는 상당한 매물이 쌓여있어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지난 2년간 홍역을 앓았던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자천타천으로 M&A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재벌가 2·3세 M&A에 `공격적`   지난해부터 뚜렸해지고 있는 M&A업계의 또 다른 특징은 경영권을 대물림받고 있는 재벌그룹들이 M&A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움직임이다. 주요 재벌그룹들을 벤치마킹하는 국내 기업들의 속성상 앞으로 이런 경향은 재계에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매달 한건씩 M&A를 성사시킬 정도로 M&A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한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의 M&A는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보수적인 유통기업이었던 롯데그룹이 공격적인 M&A 성향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점도 신 부회장이 그룹경영에 본격 참여하고난 이후부터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선 것도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대물림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정 부회장측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자동차와 제철사업 외 독자적으로 진출할 성장동력산업들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인력과 기술보다는 자체 경쟁력을 중시해왔던 삼성그룹도 지난해 의료기기산업 초음파진단기 제조업체인 메디슨 인수전에 사실상 성공, M&A 시장에 `포문`을 열었다. 삼성그룹 역시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씨가 지난해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권과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지난 5월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한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가지 사업분야에서 공격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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