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95층(9만 5000원)에 입주(매수)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동학개미를 자처하는 서울 직장인 김모(31)씨는 올 1월 초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9만 5000원대에 매수했다가 반년 가까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김씨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비(非)메모리 사업의 성장과 함께 곧 ‘10만 전자’가 될 것으로 확신했는데 그때 고점을 찍고 몇달째 7~8만원 대에 갇혀있는 상태다. 7만원 대에서 ‘물타기’(추가매수)를 해 평균 매수가를 8만 5000원대까지 낮췄지만, 지금이라도 손절할지 아니면 추가 매수에 나서야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세에 힘입어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1조원을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400만명에 육박하는 삼성전자 소액주주 중 상당수는 호(好)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웃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5만원 대에서 오르기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올 1월 11일 9만 6800원(장중 최고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넉 달 뒤인 5월 13일엔 7만 8400원으로 최고점 대비 20% 가까이 추락했고 이날까지 8만원 초반에 머물러 있다. 특히 올 1분기에 새로 삼성전자 주주가 된 약 171만명의 동학개미들은 주가 흐름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매일 초조하게 주식 호가창만 바라보고 있다.
증권사들도 5월 이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며 동학개미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춘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변동성이 큰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기여도를 줄여줄 파운드리, 폴더블, 이미지센서(CIS·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반도체) 등 3개 성장 동력이 상승할 때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