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4월 17일자 3면에 게재됐습니다. |
여야 정치권은 4·11 총선 이후 안 원장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한 성격의 안 원장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안철수 신드롬을 경험한 여야는 총선 이후 온갖 추측을 내놓고 있다. 급기야 안 원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고 안 원장 측은 이를 부인하는 소동까지 벌이고 있다.
안 원장의 정치적 주가는 총선 이후 급상승했다. 야권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등 다국적 연합군으로 드림팀을 결성, 총선 전투에 나섰지만 결과는 허망했다.
손에 붕대를 휘어감는 투혼을 발휘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위력에 무너진 것. 특히 낙동강 벨트 공략에 나섰던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의 성적표도 기대 이하였다.
문제는 안 원장의 선택이다. 그가 차기 대선에서 참여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민주당에 입당하거나 새로운 정당을 창당하는 것이다.
민주당 입당은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뛰어드는 격이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2007년 대선 정국 당시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다. 손 전 대표는 다만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조직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당내 경선에서 무릎을 꿇었다.
반면 호랑이굴에 뛰어들어 성공한 대표적 사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은 ‘3당 합당’이라는 무리수를 두기는 했지만 92년 대선 당시 민주자유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꿈에 그리던 대권을 쟁취했다.
또다른 선택은 대선 행보를 최대한 늦추며 창당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이는 역대 대선 국면에서 나타났던 제3후보의 길을 걷겠다는 뜻이다.
제3후보의 위력은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가 대표적이다. 2007년 대선 당시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야권 단일화를 거부, 곧바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전후로 나타난 안 원장의 언행을 살펴보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 단 대선 막판 민주당·진보당 등 야권 기존 후보와 단일화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