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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10월 20~27일)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 스프레드를 좁히며 수익률 곡선이 평탄해졌다.(커브 플래트닝) 국고채 2~3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3.6bp(1bp=0.01%포인트), 4bp 하락에 그쳤지만 10년물은 4.7bp, 20년물은 18.1bp, 30년물은 21.2bp 급락하며 장기물 위주의 강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이다.
3년 이내 단기물 금리가 상승, 10년 이상 장기물 금리가 하락한 만큼 국채선물 가격도 엇갈렸다. 3년 국채선물은 한 주간 16틱 하락, 10년 국채선물은 30틱 상승 마감했다. 미국채 금리는 2년물이 5.6bp 내린 5.015%, 10년물은 6.9bp 내린 4.845%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장기물 금리의 급락은 지난 27일 정부의 장기물 발행량 축소 등의 시장 안정 조치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숏 커버링(매수)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강세는 단기적이며 다시 대외 이벤트를 주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보험사 자산운용본부 임원급 인사는 “10~30년물 금리 역전폭이 25bp나 벌어지다보니 커브에서 스티프닝 포지션을 잡아둔 곳에서 숏 커버링이 나면서 장기물이 강세를 보였다”면서 “다만 이건 단기적인 이슈고 다시 대외 이슈에 주목하면서 미국채 금리를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외 이벤트 산적…“유동성 씨가 말랐다”
시장이 주시하는 내달 글로벌 대외 이벤트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31일에는 BOJ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발표되고 내달 2일에는 미국 FOMC 결과가 나온다.
대외 이벤트마다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BOJ에선 수익률 곡선 제어(YCC)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FOMC 회의는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 단기물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긴축 흐름을 멈췄듯이 연준도 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이란 기대감이 부각되며 단기적 금리 하락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긴축 종료 전망은 단기 금리의 상대적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1월 FOMC서 기준금리 동결·인하 가능성은 97.4%, 12월에는 80.7%로 예상된다.
내달 초 미국 재무부의 자금조달 계획과 내달 중순 임시 예산안 기한 만료 등 거쳐야 할 장애물이 연달아 놓여있다.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전쟁 지원을 위한 국채 발행 확대 우려도 재부각될 수 있다.
대외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연말 북클로징 시즌이 다가오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부족한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최근 시장은 유동성이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거래량이 적다”면서 “운용사들은 최근 자금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거래 내역이 이처럼 적었던 해도 없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자금운용역은 “연말이고 해서 굳이 무리한 트레이딩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 “요즘처럼 변동성이 컸던 장도 없었다. 이럴 때일수록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보험사 자산운용역은 “올해 정부 발행량이 줄었다지만 내년에도 세수 부족이 이어질 리스크가 있는 만큼 내년 발행량 증가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여기에 최근 보험사들 현금이 부족, 본드포워드 등 선물거래 형식으로 듀레이션을 맞추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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