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23일 18시 1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000720)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현대상선(011200) 4000억원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한 지 거의 한 달이 다 돼간다.
인수자금 5조5100억원의 7%에 불과하지만 증자라는 것이 원래 이자부담 없는 자기자본인데다 인수자금의 상당액을 외부차입에 의존한 현대그룹이고 보면 요긴하게 쓸 돈이다.
하지만 증자 조달자금 확정을 한 달 정도 앞둔 지금의 예상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인수단들도 복잡한 속내이기는 마찬가지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보통주 1020만주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증자신고서가 이날자로 효력이 발생했다. 현재 모집예상금액은 3967억원이다. 지난달 28일 이사회 결의 당시 예정가 3만8900원을 기준으로 한 금액이다. 최종발행가는 내달 20일 확정된다.
현대상선 증자 조달자금을 결정짓는 것은 청약률이 아니라 사실상 발행가격이다. 잔액인수방식인 만큼 청약미달 주식이 생기더라도 대표주관 동양종금증권(003470)을 비롯해 동부, 유진, 솔로몬투자증권 등 인수단이 각각 25%씩 떠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증자 발행가는 1차가격과 2차가격 중 낮은 값으로 확정한다. 산정시점의 주가흐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내일이 1차가격 기산일이다. 반면 23일 현재 주가는 3만5950원이다. 예정가 산정 당시 기준가(4만3500원) 대비 17.4%(7550원) 낮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입찰가를 시장 예상치 4조원을 훨씬 넘는 5조5100억원을 써내면서 재무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의 23일 종가기준으로 산출해보면 1차발행가는 3만2200원이다. 이 가격이 1차가격이 된다면 모집금액은 3284억원에 그친다. 예정가 대비 683억원 줄어든 액수다. 비록 `대세`에는 지장없는 금액이지만 모를일이다. 그만큼 지금의 자금출처 공방이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발행가를 확정할 때까지의 주가 향방 또한 혼전 양상일 것으로 전망되서다.
이로인해 인수단들도 셈범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발행가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잔액인수한도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5일 현대건설 본입찰에서 현대차그룹이 예비협상자에 머무르면서 현대상선이 유상증자 일정을 시작할 당시와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현대그룹이 현대상선의 잠재적 경영권 위협 세력이라고 보는 현대중공업(009540)그룹(25.4%), KCC(002380) 등 범현대가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
게다가 현재상선 증자 할인율은 10%다. 일반적으로 20~30%가 붙는 것에 비해 매우 낮다. 소액주주들의 청약 메리트가 적다는 것도 인수단에 인수 부담을 지우는 요인이다.
인수단도 이 같은 점을 의식, 인수부담을 최대한 분산시켜놓고 있다. 4개사의 인수비율은 각각 25%씩이다. 발행사 현대상선도 실권인수금액에 따라 웃돈을 더 얹어주고 있기는 하다. 수수료 조건을 보면 기본수수료 0.4%(16억원) 외에 실권금액에 따라 최소 3%, 최대 15%의 추가 실권수수료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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