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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수급자 중 최근 5년간 3회 이상 반복적으로 받은 사람이 9만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액수로 치면 4800여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 중 재정일자리가 주로 차지하는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공공행정)’ 분야만 2만여명으로 지급 금액은 1200억원에 육박한다. 공공행정 분야가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5년간 5회 이상 반복수급으로 좁혀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공공행정 분야의 5회 이상 반복수급자는 4800여명으로 전체 5회 이상 수급자(1만 2400여명)의 40% 가까이 된다. 문재인 정부 이전인 2016년까지 공공행정 분야의 5회 이상 반복수급자는 3000명대 수준이었지만, 2017년 4200여명으로 증가하는 등 반복수급자가 매년 늘고 있다.
이어 실업급여 반복수급은 60대 이상의 고령층에 집중됐다. 5년간 5회 이상 반복적으로 수급한 사람 1만 2400명 중 60대 이상이 6000명여명이었다. 30대와 40대는 각각 1000명과 2000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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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반복수급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업급여 지출 폭증으로 고갈 위기에 놓인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고용보험기금 적자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려 충당한 돈까지 포함하면 7조 938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단기 재정일자리 남발이 낳은 실업급여 반복수급 확대로 인해 사업주와 임금근로자가 낸 보험료를 재원으로 실업자 재취업을 돕는 게 목표인 고용보험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고용보험이 임금근로자의 안전망 성격이 아닌 재난지원금처럼 단순 복지 성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한다. 이에 복지 수준의 일자리를 늘리는 게 아닌 지속가능한 민간 일자리 창출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추경을 통해 재정일자리를 27만 5000개 추가하는 등 올해 120만개가량의 재정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용 악화를 생산성이 없는 공공일자리같은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면서 경제가 나선형 불황에 빠져들고 있다”며 “공공일자리가 아닌 민간 일자리에 역량을 집중해 현재 특정 업종, 특정 계층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환 의원은 “고용보험료를 내는 사업주와 임금근로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공공일자리가 실업급여를 반복적으로 받는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구직노력 의무를 강하게 부여하고 철저하게 확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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